몸무게 상위 1%의 비밀
우리 아기 건우는 먹성이 엄청 좋다. 몸무게도 상위 1%, 키도 상위 1%다. 자이언트 베이비의 몸무게를 유지하기 위해선 당연히 뒷받침 돼야 하는 필수 요소다. 자기 이유식을 다 해치워놓고 내가 옆에서 밥을 먹으면 그걸 탐낸다. '이건 매운 거야', '이건 건우 못 먹어' 이렇게 얼러보지만 알아들을 턱이 없다. 그때 필요한 게 떡뻥이다. 떡뻥이 없었다면 아마 나는 밥을 못 먹는 일이 허다했을 거다. 엎을 수 없는 흡착식 식판 위에다 떡뻥을 몇 개씩 뿌려놓으면 그때부터 조용해진다. 그때부턴 나도 밥을 먹을 수 있다.
떡뻥은 내가 어렸을 때 먹던 뻥튀기와 비슷한 아기 과자다. 모양도 다양하고 맛도 여러 가지다. 내가 먹던 건 약간 단맛이 나던 탄수화물의 맛이었는데 이제는 단호박 맛, 브로콜리 맛, 고구마 맛 등등 별에 별 맛이 다 있다. 세상이 이렇게나 달라졌다. 하긴, 30여 년이 흘렀으니 발전할 만도 하다.
떡뻥 생김새도 천차만별이다. 새우깡처럼 일반적이게 생긴 것도 있고 안이 비어있는 초코과자처럼 굵고 기다랗게 생긴 것도 있다. 어떤 것은 알새우칩처럼 생겼고 그것의 크기를 키운 버전도 있다.
하얗고 통통한 손으로 떡뻥을 야무지게 움켜쥔다. 뭉툭하고 조그마한 덩어리에 다섯 개의 가락이 오밀조밀 붙어있다. 처음 날 땐 그 손에 소중한 것이라도 움켜쥐고 있는 듯이 펴지 않았다. 9개월 차인 지금은 제법 세밀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됐다.
건우가 가장 신중하게 집는 것은 엽전처럼 생긴 모양의 떡뻥이다. 중앙이 뚫려 있어 쉽게 잡을 수 있다. 그래도 아기의 손가락은 기름칠하지 않은 로봇 팔과 같아서 덜거덕 거리면서 조준이 미숙하다. 인형 뽑기를 매번 실패하는 내 모습이 보여 그게 못내 귀엽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도전하고 줍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레 응원하게 된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꽉 잡으라구!' 하며 보고 있으면 엄마의 시선을 느꼈는지 환한 미소로 바라봐 준다.
식사가 끝으로 달려갈수록 떡뻥 쥐기는 부단히 자연스러워진다. 왼쪽 손에 쥐었던 것을 오른쪽 손에 옮기기도 하고 입에 넣었던 떡뻥이 부담스러웠는지 다시 꺼내서 아삭 하며 다시 깨물기도 한다. 양손 가득 움켜쥐고선 왼쪽 떡뻥 한입, 오른쪽 떡뻥 한입 맛을 보기도 하는데, 마치 풍요의 시대를 살았던 그리스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원래도 통통한 볼안 가득히 떡뻥이 쌓여가는 모습이 불안하기도 하다. 물 좀 마셔 하며 물을 내밀면 쪽쪽 빨면서 입안 가득 떡뻥을 녹여먹는다. 햄토리와 사람 사이의 어딘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