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몬 장미향수&플라워 부케 바디로션

그냥 편하게 쓴다ㅣ새벽 1시의 기록

by 흔적작가


새벽 1시가 넘었다.


가끔씩 꽃향기가 그리울 때가 있다. 혼자라 쓸쓸할 때. 계절이 바뀔 때. 그냥 그럴 때. 여러 가지 이유로 꽃향기가 그리워진다. 예전에는 지나가다 예쁜 꽃들이 있으면. 밖에서만 바라보았다. 꽃집에 들어갈 용기조차 없었다. 그게 뭐라고. 죄송해요. 꽃구경 좀 해도 될까요. 죄송해요. 혹시 화분 구경해도 될까요.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밖에서도 멀리 떨어져서 구경 할 뿐이다. 편하게 구경하지 못했다. 저 꽃 사러 온 거 아니에요. 그냥 지나가다가 살짝 본 거예요. 그렇게 관심은 없는데 그냥 조금 예뻐 보여서. 처음 보는 꽃이 있어서. 아주 잠깐, 살짝, 스치듯이 본 거예요. 참 민망한 거짓말이다.



속으로는 열망이 가득했다. 아는 꽃 이름은 별로 없지만 그냥 알록달록 자기만의 색깔을 내는 꽃들이 좋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꽃 색깔에, 형태에 어울리는 향기를 낼 것 같았다. 은은한 향, 진한 향, 독특한 향. 계속 끌리는 향. 그래서 꽃집에서 구경하는 꽃들이 좋은가 보다. 하나의 향이 아니라서. 어쩌면 내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가 보다. 하나의 향이 아니라 여러 향을 갖고 있는 사람이 되고 싶나 보다. 하나를 완벽하게 잘하지 못해도. 여러 가지를 조금씩 할 줄 아는 사람. 미니 꽃다발. 그래, 딱 미니 꽃다발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크지는 않지만 가끔 생각나는. 부담 없는 다채로움을 지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아직까지는.


11.28 딸이 선물해준 꽃다발♡.♡


올 가을부터 꽃향기가 너무 그리워졌다. 아니다, 가을이 오기 전부터다. 여름쯤부터 조금씩 꽃향기가 그리웠다. 그 마음을 채우기 위해 결국 샀다. 장미향수를. 그래 이렇게라도 꽃 향기를 맡아보자. 심지어 페로몬 향수다. 처음에는 기분 좋게 뿌렸다. 남편에게도 자랑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가 아파왔다. 분명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페로몬이 나와 맞지 않나 보다 싶었다. 사실 조금 참아보려 했지만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에잇, 페로몬. 그 후로 또다시 꽃향기와는 이별을 해야 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리웠다. 원래 스스로가 싫어서 밀어낸 것이 아닐 때. 더 아쉽고, 더 가까이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마음에서 떠나지 않은 꽃향기. 그래서 이번엔 아예 바디로션을 샀다. 플라워 부케 바디로션. 장미꽃향. 딱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플라워 부캐다. 캐모마일, 수레국화, 마돈나백합, 연꽃, 다마스크장미꽃수가 들어있어 다채롭다. 꽃다발을 안고 있듯 싱그럽고 우아한 플라워 부캐향이 온종일 피부에서 난다. 예쁜 꽃 그림도 있어서 눈호강도 한다. 아쉬운 건 용량이 적은 거다. 그래도 눈으로 꽃을 보기 힘드니 피부에라도 바르자 싶었다. 너무 열심히 플라워 부캐향 바디로션을 찾았나 보다. 다 써버렸다. 역시 용량이 큰 걸 사야 한다. 또, 아쉬움이 남았다. 아, 다채로운 사람이 되는 건. 쉽지 않은 일인가 보다. 괜히 미니 꽃다발이라고 했다. 그냥 꽃다발 같은 사람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단지 꾸안꾸 꽃다발이 되고 싶은 작은 희망이 있을 뿐이다.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에 찍을 줄은 몰랐다. ㅎㅎ;


사실 1년에 한 번쯤 꽃꽂이 정규 클래스를 배워볼까. 아니면 아예 플로리스트에 도전해 볼까. 그것도 아니면 원데이 클래스라도 문을 두드려볼까. 정말 끝없이 꽃을 갈구하는 나를 마주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돈이 많이 들 텐데. 집에 있던 꽃과 화분들은 몇 주, 몇 개월을 못 넘기는데. 미적감각이 따라가 줄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은 여전히 갈구만 하는 나를 마주한다. 그리고는 그리움을 채울 또 다른 방법을 찾는다. 이번에 찾은 것은 꽃 그림이다. 오일파스텔로 꽃 드로잉을 하고 있다. 오일파스텔 책과 여러 영상을 찾아보고 따라 그리고 있다. 가장 마지막에 그린 그림은 불로초다. 책에 나와있는 꽃과 식물을 계속 그리다 보니. 기분이 정말 좋아졌다. 색감이 이뻐 마음이 들뜬다. 꽃 드로잉 실력이 좋아지고 있어 기분이 좋다. 종이에 담겨있는 꽃그림은 마음껏 볼 수 있어서 편안하다. 실제 꽃 향기가 없는 것이 아쉽지만. 오일파스텔 향이 있으니 그걸로 일단은 넘어가 보려 한다.


불로초. 언젠가는 실물을 볼 수 있겠지?~




넘어가기 힘들 땐. 동네에 꽃집이 있으니 구경 가면 된다. 뭐, 이제는 눈치 보지 않고 조금 편안하게 갈 수 있을 듯싶다. 구경하다 마음에 드는 꽃 한 송이를 사 올 수도 있다. 11월 말에 미니 장미를 샀으니. 12월 말에 또 꽃을 사러 가야겠다. 아무래도 그리움은 계속될 테니깐.




새벽 3시 38분. 오랜만이다. 이렇게 늦은 시간은..



동네 작은 꽃집이다. 12월에 가야지.~ 어. 지금 12월 이구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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