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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적작가 Jul 31. 2024

day02. 근육통과 3.3.3.운동 힘들다

미친 몸무게라 복싱 시작합니다:1


복싱 일지:07.30. 화


확실한 건 아무도 나를 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이리 몸이 죽겠는지 모르겠다. 아침에 근육통에 끙끙거리다가 눈을 떴다. 뜨기만 했다. 누워서 몸을 돌리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가 싶다. 그래, 종아리는 줄넘기 때문이구나. 계속 가드를 올리고 펀치를 날리니 어깨와 팔뚝이 날 리가 났구나. 그런데 오른쪽 옆구리, 갈비뼈, 등은 왜 이럴까. 웃거나 기침을 하면 통증에 윽! 비명이 나온다. 어이가 없다. 아, 오른쪽 펀치를 날릴 때 몸통 회전을 해서 그런가 보다. 아랫배도 당김이 있다. 복근 운동은 하지도 않았는데. 참 신기하구나. 오전 운동을 가려고 했는데. 이 가련한 몸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몸을 움직이면 조금 풀리겠지 싶어 저녁에 가기로 했다.


복싱 2일차 시작은 좋았는데.


저녁 8시. 3분 줄넘기, 30초 휴식을 3세트를 한다. 삐-익. 소리가 나면 전면 거울을 보며 줄넘기를 돌려본다. 하나, 둘, 셋. 끝. 다시 하나, 둘, 셋, 넷. 끝. 관장님이 첫날 스치듯 얘기한 말이 떠오른다. 한 발씩 번갈아 가며 하는 줄넘기를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어요. 난 정상이다. 정상. 하나, 둘. 끝. 퇴보하는 것도 정상일까. 가녀린 발목이 안쓰럽다. 내 몸에서 유일하게 가녀린 발목이라 맘이 쓰인다. 뒤꿈치 들기 운동을 다시 해야 하나 보다. 줄넘기 언젠간 잘할 날이 오겠지.



줄넘기가 끝나 스텝(풋워크) 자세를 잡아 본다. 제자리에서 왼손 펀치 연습을 한다. 3분, 30초, 3세트. 삐-익. 삐-익. 시작과 휴식을 알려주는 저 소리. 아직은 신기하다.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편하다. 안정된 느낌이 든다. 시간을 정해 루틴을 만들면 확실히 안정감에 도움이 된다. 몸이 저절로 반응하고 움직인다. 쉼이 길어서 하기 싫은 마음이 생기기 전에 휴식의 끝을 알리는 삐-익. 운동이 힘들어 포기하려고 하기 전에 휴식의 시작을 알리는 삐-익. 집에서도 삐익, 삐익. 시간을 정해서 무언가를 해봐야겠다.



링 위에서 새로운 것을 두 가지 배웠다. 왼손으로 배를 치는 것과 상대방의 오른손을 피하는 방법을 배웠다. 진도가 빠른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바로 버벅거렸다. 관장님, 저 이제 2일 차예요. 먹히지 않는다. 오늘 링 위에서 하는 연습은 완. 전. 히. 힘들었다. 헉헉헉. 나에게 체력이라는 것이 있기는 한 걸까. 체력이 없으면 오기라도 부려야겠다. 하지만 3분 너무 길다. 3세트는 누가 만든 걸까. 탁월한 선택이다. 인간의 심리를 너무나도 잘 아는 사람일 것이다. 헉헉 소리는 났지만 오늘 운동은 끝냈다.



어김없이 차디찬 냉수를 물병에 담고 팔에 냉찜질을 하면서 관장님께 인사를 하고 체육관을 나왔다. 내일, 아무래도 오전 운동은 무리겠지. 근육통은 언제 가라앉을까. 아무튼 오늘 복싱은 여기서 끝.



끝은 누워버렸다. 벌러덩. 힘들군. 아직은..


사진출처: 내 폰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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