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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적작가 Oct 12. 2024

2-8. 회복이 느린 근육이 부끄럽지만. 어쩔 수 없지

미친 몸무게라 복싱 시작합니다:2


복싱일지 : 24.10.11. 금


회복이 느려 부끄러운
근육을 갖고 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이런 몸인 것을.




금요일 오전 11시. 집에서 뭉친 근육을 풀고 복싱 체육관으로 출발했다. 오전에 조금 여유롭게 운동을 하고 싶어 무거운 몸을 이겨내고 나왔다. 목요일 늦은 밤에 운동을 끝내고 12시간쯤 되었다. 전날 운동하고 20~24시간은 되어야 근육이 많이 풀리는데 오늘은 오전에 운동을 하러 나와서 근육이 생각만큼 풀리지 않았다. 집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왔는데도 말이다. 특히 오른쪽 어깨와 팔꿈치 주변에 아직 근육통이 남아 있었다. 복싱 체육관에서 펀치 연습을 시작했는데 근육통 때문에 연습을 멈추고 손으로 마사지를 했었다.




이럴 때 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이다. 통증 부위를 마사지하면서 기초 자세인 ‘서서 하는 펀치’를 정성껏 연습해야 한다. 그것도 정박으로 부드럽게 주먹을 뻗어야 한다. 그래야 근육이 풀리고 예열이 된다. 복싱은 펀치를 할 때 어깨와 팔꿈치 주변 근육이 많이 쓰이는데 요가나 스트레칭으로는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다. 꼭 거울에 서서 원투 펀치 연습을 충분히 해줘야 풀리는 부분이 있다. 분명히 똑같은 팔근육인데 운동 종류에 따라 많이 쓰이는 근육이 달라서 그런가 보다. 겉으로 볼 때는 분명 똑같은 근육이 움직이는 것 같은데. 근육의 쓰임이 다르다니 새삼 신기하고 재밌다. 어찌 되었든 오늘은 기초 펀치 연습을 대충 하면 안 되는 날이다. 아플 때 신경을 쓰지 않으면 통증이 더 심해질 것이다.


제가 복싱 운동할 때 주로 이용하는 장소에요. 네~구석자리에요. ㅎㅎ


거울을 보면서 자세를 잡고 펀치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관장님이 자세를 봐주러 오셨다. 조금 당황했다. 너무 빨리 오셨기 때문이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아직 근육통이 남아있어서 더 풀어야 했다. 적어도 내 예상시간으로는 10분 뒤에 오셔야 했다. 속으로 ‘어.. 어.. 어.’ 거렸다. 물론 보통 때에는 조금 일찍 오셔도 말로만 “너무 빨리 오셨어요.”라고 하고 관장님 앞에서 연습을 한다. 그런데 진짜 오늘은 아니었다. 제대로 연습한 게 없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조용히 관장님께 고백을 했다. “관장님, 제가요. 어젯밤에 운동하고 약 12시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서 아직 근육통이 있어요. 조금 더 근육을 풀어야 될 듯해요. 하하하.” 관장님도 웃으면서 끄덕끄덕하셨다. 그리고 다시 나는 혼자가 되었다.  




참 씁쓸한 고백이다. 이럴 때는 회복이 느린 근육이 조금 부끄럽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이런 몸인 것을. 그래도 조금 심하긴 하다. 어쩌면 날씨가 조금 쌀쌀해져서 그런 것도 같다. 훗, 쓰고 나니 더더욱 날씨 탓 같다. 복싱 체육관 건물 위층에 한의원이 있는데 침이라도 맞아야 할까 보다. 아무튼 그 뒤로 혼자 열심히 땀을 내면서 연습을 했다. 확실히 연습 시간을 충분히 가지니 근육이 부드러워졌다. 이래서 운동 전에 반드시 충분히 몸을 풀어야 하나보다. 땀을 내면서 연습을 하고 있는데 관장님이 다시 오셨다. 다행이다. 이젠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었다. 관장님께 엉성한 자세를 보여드려도 괜찮다. 적어도 원투 펀치는 곧게 나가니깐. 다음에도 근육통이 풀리지 않아 충분한 연습이 필요할 때 오늘처럼 조용히 고백을 해야겠다. 그리고 다른 일을 할 때도 내가 준비되지 않았다면 무리하게 시작하지 말고 잠시 멈출 것이다. 그래야 다치지도 실수하지도 않을 테니깐.


근육이 풀렸다고 말했더니..  링 위 미트 연습 강도가 최상급이었어요. 네. 완전 힘들었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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