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몸무게라 복싱 시작합니다:2
복싱일지: 24.10.10. 목
혹시,
복싱 경기를
가까이서 본 적이 있나요?
저는 없었어요.
그런데...
정식 경기는 아니니만
복싱 스파링을
눈앞에서 봤어요.
와~ 입이 벌어지고,
심장이 그냥 막 요동쳐요.
복싱 경기는 TV프로그램이나 영상매체로만 봤었다. 이것도 일부러 챙겨서 본 적은 없었다. TV에서 중계하는 복싱 경기를 본 것도 아주 오래전 일이다. 심지어 경기를 끝까지 보지도 않았었다. 그래도 그 짧은 시간 동안 영상 속 경기를 보며 멋있다. 대단하다. 와, 저 복근. 어휴, 힘들겠다. 아프겠다. 역시 복싱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뭐 이런 감상은 했었다. 저 멀리 바다건너에 있는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세상의 일일 뿐이었다. 복싱? 복싱이 복싱이지. 그게 뭐? 내가 복싱을 할 것도 아닌데. 뭐 이랬다. 사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할 생각이라 주장해 본다.
아, 그러고 보니깐. 가끔 운동이나 다이어트가 필요할 때 복싱을 하면 어떨까?라고 아주 잠깐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복싱'하면 너무 힘든 이미지가 떠올라서 아주 잠깐 고민을 하다가 바로 포기했었다. 살은 빼고는 싶지만, 너무 힘든 건 싫은. 이상한 마음 때문이다. 또, 혼자서 복싱 체육관에 상담하거나 운동을 하러 가기도 어려웠다. 너무나도 낯선 세계라 무섭기도 했다. 맞다. 나에게 복싱은 허들이 좀 높았다. 그저, 복싱이라는 테두리 밖에서 어쩌다 한 두 번 보기만 할 뿐이었다. '언젠가 해보면 좋겠다.' '복싱을 하면 살은 그냥 빠질 텐데...' 딱 이 정도의 마음만 담아 두었었다. 이렇게 나와는 크게 상관이 없던 복싱이었는데. 지금 복싱 운동을 하고 있다니. 인생이란 진짜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거구나. 새삼 놀랍다.
아무튼, 복싱이라는 테두리에 들어와서 이번생에 체중감량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체육관에 출결을 찍고 있었다. 그렇게 3개월쯤 되니. 신기한 장면이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졌었다. 링 옆에서 줄넘기를 하고 있는데. 운동을 하러 온 회원분과 관장님이 복싱헤드기어를 쓰고 링 위에 올라가는 것이었다. 순간 '어? 설마.. 설마. 진짜로 실전연습을 하는 건가. 세상에 복싱 스파링을 한다고? 지금? 맙소사.' 얼마나 놀랐는지 거울을 보며 하던 줄넘기를 멈추고 몸이 저절로 링 쪽으로 움직였다. 나뿐만이 아니었다. 그 시간에 운동하고 있던 다른 회원분들의 눈도 링 위에 올라가 스파링을 준비하는 분들을 보고 있었다.
삐-익. 스파링이 시작되었다. 와. 저런 움직임은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지? 원투 펀치 진짜 세다. 윽, 배 맞았다. 괜찮나? 으악! 턱 돌아가는 거 아닌가? 아프지는 않나? 와, 진심 발 빠른 것 좀봐. 그래 저 정도는 움직여 줘야. 주먹에 맞지 않겠지. 스파링을 실시간으로 바로 앞에서 보는데. 내 눈과 입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탐색전이 끝나고 본격적인 공격과 방어가 시작되니. 경기가 더 거칠어졌다. 손바닥에 땀이 나는 것 같았다. 내 심장소리가 너무 크게 들렸다. 쿵쾅쿵쾅 아주 요동을 치고 있었다. 아! 이래서 직관이 중요한 것이구나. 복싱 스파링을 보며 직관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이달 마지막주 금요일 저녁에 '스파링 대회'가 있다. 물론 나는 나가지 못한다. 나의 허리와 어깨, 체력이 아직도 좋지 않다. 흠, 이거 다행인걸가?... 아닌가? 어찌 되었는 나는 출전하지 못한다. 하지만 스파링 연습을 직관한 이상 '스파링 대회'날 늦더라도 꼭 구경하러 오고 싶어졌다. 대회날 복싱 스파링을 보면 어떤 기분일까. 너무 소리를 지르면 안 되는데.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