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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적작가 Nov 04. 2024

22. 어렵겠지만, 계속 그리고 쓸 것이다

영하의 날씨 구독일기:기록취미


어떤 식으로 살든 인간은 다 익숙해진다. 나는 지인과 ’ 야로‘에 의존하는 어머니 방식보다 좀 어렵더라도 혼자 밀고 나가는 내 방식이 이제는 더 익숙하다. 익숙할 뿐 아니라 이게 더 현명하다고까지 생각한다.      

[김영하 작가의 ‘영하의 날씨’_22회. 야로] 중에서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배우고, 익히며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혼자 부딪히면서
걸어가야 한다.

가다가 막히더라도
뒤로 밀리더라도

어렵지만
혼자서 밀고 나가야
그 길이 내 발아래에
나타날 것이다.

그러니, 어렵겠지만
계속 그리고 쓸 것이다.



왜 사람은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그림을 찾을까?  그림이 지친 마음을 위로해 주고 휴식을 주기 때문일까. 쉼표와 같은 의미로 다가오는 그림이 잠시 쉬다 가라고, 쉬어도 된다고, 쉬어야 한다고 옷깃을 잡아 멈추게 한다. 그러면 무거운 발과 어깨는 쉼표가 내어준 그 자리에 잠시 앉아 보는 것이다. 숨 고르기. 바로 이때부터 숨 고르기를 할 수 있게 된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하-’. 다시 한번 깊게 들이귀고는 ’ 휴-우‘. 마음을 누르고 있던 무겁고 버거운 숨을 내뱉는 시간을 드디어 갖게 된다. 그렇게 잠시 앉아 그림을 그리면 복잡한 생각의 무게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행복한 시간..~~^^♡


그래서 나는 오일파스텔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처음 오일파스텔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색깔 때문이었다. 72색의 색들이 너무 예뼜다. 알록달록한 저 많은 색들을 써보고 싶었다. 현실은 답답한 검은색이라 탈출구가 필요했다. 그렇게 오일파스텔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되었다. 처음 오일파스텔을 배울 때 ‘아, 나도 예쁜 그림을 그릴 수 있구나.’ ‘또, 그리고 싶다.’ 이런 마음이 들어 신기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오일파스텔을 그리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예쁜 색으로 작은 세상을 만든다는 것이 나에게 묘한 매력으로 다가왔었다.



그 묘함 때문에 오일파스텔 그림을 계속 배웠다. 온라인 수업, 오프라인 수업, 유튜브 영상, 책. 가리지 않고 배웠다. 그러면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아! 나는 이 오일파스텔을 끝까지 하겠구나. 나이를 먹어서도 오일파스텔로 그림을 그리고 있겠구나!’ 오일파스텔 그림을 그리면서 행복, 기쁨, 설렘, 뿌듯함, 따뜻함, 편안함, 안정감 등을 느꼈기에 든 생각이다. 바로 이때부터다. 꿈을 꾸게 된 것이. 3년~5년 뒤에 오일파스텔 강사가 되어 수업을 해보고 싶다. 나처럼 마음에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서 쉼표가 되어주는 오일파스텔 그림을 알려주고 싶었다.


열심히 배우고, 그리는 중~~


분명 지쳐있던 마음이었다. 그런데 작은 꿈하나를 꾸기 시작하면서 지쳤던 마음이, 쉬고만 싶었던 마음이 바뀌었다. 배우고, 익히고, 내 것을 만들기 위해 시간을 들이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 1년간은 너무 힘들었다. 마음의 위로를 주던 오일파스텔이 힘듦, 어려움, 기다림을 주기 시작했다. 정말 빨리 잘 그리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처럼 내 그림 실력은 늘지 않았다. 그림을 그릴수록 어려웠다. 그래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림 그리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혼자서 1일 1 그림을 그려보기도 했다. 매일 그림을 그리는 것은 힘들었다. 잠깐의 시간을 내는 것도 힘들었고, 그렇게 시간을 들여 그린 그림이 나아지지 않아서 힘들었다. 이때부터였다. 기다림이 시작된 것이.



위로가 힘듦. 그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기다림의 시간은 어려웠다. 한 발 앞으로 나갔다 싶으면, 멈춰있었다. 저번 그림은 잘 그린 듯한데 이번 그림은 너무 못 그려서 결국 찢어 버린 적도 있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혼자서 끙끙거리는 것이 맞나 싶었다. 그런데 또, 3개월 전, 6개월 전, 1년 전의 그림을 보고 나면 ‘그래도… 그림 실력이 많이 좋았졌네.’ 싶어 다시 한번 버텨 보기로 한다. 버티기 위해 다시 수업을 듣고, 모임을 만들어서 같이 그려보고, 혼자서도 그려 본다. 어렵지만 방법이 없음을 알기에 혼자서 밀고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되니 이제는 오일파스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익숙해졌다. 익숙해진 만큼 그림도 좋아지고 있다. 다행히.


요즘 그리고 있는 구름그림~~^^


오일파스텔을 그리기 시작한 지 2년. 아직 마음에 품은 작은 꿈이 발아래에 있지는 않지만 그 길로 가기 위해 꾸준히 걷고 있는 중이다. 그 길 위에서 걷는 걸음이 여전히 위로와 힘듦 사이를 바쁘게 다니지만, 걷는 것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오일파스텔 그림을 그리면서 받은 것이 너무 많아서 놓고 싶지 않다. 혹시 모르지 않나 정말로 3년~5년 뒤에 그 작은 꿈을 이루면서 살고 있을지도. 아, 그리고 새로운 꿈도 생겼다. ‘오일파스텔 그림 에세이’를 써보고 싶어졌다. 또, 오일파스텔로 ‘구름 시리즈’를 그려보고도 싶어졌다. 이 새로운 꿈을 꾸는 동안 분명히 위로와 힘듦 사이를 바쁘게 다니겠지만 아마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다. 계속 오일파스텔을 그리고, 글을 쓸 테니깐.   



묘한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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