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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적작가 Dec 04. 2023

그거면 그래도 괜찮다

흔적이 된 시



그거면 그래도 괜찮다




1년. 뒤돌아보면 아득한 시간이지만. 빠른 시간이기도 하다. 점과 점으로 기억된 감정들이 손잡은 계절. 그 계절이 잊힌 파편을 잇고 있다. 이어진 파편은 그날의 하늘을 보여준다.


파편에 베어버린 구름. 소리 없이 흘러나오는 그날의 색. 감정의 조각에 따라 페르소나에 빠져버린 구름은 그날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흐릿하게 흩어진 구름은 지난겨울 쓸쓸했던 눈물을 보여준다.

은은한 달빛 옆을 흘러가는 구름은 위로를 찾던 아픔을 보여준다.

이른 아침 쌀쌀함이 남은 하늘. 그 가라앉은 하늘에 담긴 구름은 그래도를 찾던 시간을 보여준다.

1년. 멈춘듯한 시간이지만, 흘러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점과 점으로 기억될 감정들은 어떤 하늘을, 어떤 구름을 가지고 갈까.


1년 뒤. 어떤 계절을 그리워하고, 어떤 계절을 지워버렸을까.


모든 날이 솜사탕 구름은 아니었지만. 모든 날이 먹구름도 아니었다. 어떤 날은 비구름이겠지만. 어떤 날은 뭉게구름일 것이다.


그거면 그래도 괜찮다.



1년 뒤에는 지운 계절보다 그리워하는 계절이 더 많았으면 한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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