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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적작가 Nov 04. 2023

하루

흔적이 된 시



하루



가끔 가슴이 답답해지는 어떤 하루가 있지
그럴 땐 나도 모르는 깊은숨이

심장 끝까지 들어오곤 해
그러다가 바람 빠지듯 한 번에 사라져 버리지

한숨, 두 숨....

그렇게 빠져나간 숨은 모이고 모여

내 방을 꽉 채워버리지
이젠 내 몸을 누르며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내고 있어

두 손을 들어 귀를 감싸며

숨 쉬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해
아무 소리도 없이 흘러나가는 얇은 숨이

날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흐린 선을 따라

비어있는 공간을 찾아

움직이는 숨소리


흐려지다 사라질까 봐

손을 뻗어보고  

발가락을 움직여보는 나는
작은 창틈에서 나오는 차가운 바람을 느끼지

방 안을 채웠던 무겁고 더운 공기가

새벽하늘로 날아가고 있어


언젠가 새벽 공기가 차갑게 눈에 담긴 날이 있었어
정말이지 지독히도 차가운 새벽하늘이었어

어찌나 심장이 시리던지....


오늘 하루의 끝이

그래.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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