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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PD Mar 24. 2021

새 생명에 대한 짧은 고찰

우리는 결혼 3년 차에 접어든 부부다 

신혼을 2년 가까이 즐겼고 '계획임신'을 하기로 했다.

아내의 나이는 이제 40대 초반, 

임신을 할 가능성은 솔직히 말해서 2~30대 나이의 여성에 비해 낮은 상태였다. 

처음 두 달간의 시도는 역시나 실패였다. 


그럴 때마다 아내는 한 줄의 임테기를 보고 서운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계획임신을 한 지 3개월 만에 우리에게 새 생명이 찾아왔다. 


사실 난, 기쁜 마음과 설레는 마음도 있었지만 두려운 마음이 더 앞섰다. 

'앞으로 어떻게 키워야 할까? 지금 먹고사는 게 둘이서 살기도 빠듯한데..'

'투잡이라도 뛰어야 할까?'등등 오만가지 생각이 휘감고 돌았다. 

게다가 나는 일을 잠시 쉬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더더욱 불안함이 가중되었다. 


아이는 주차가 늘어날수록 정말 건강히 잘 자라고 있었다. 

아내가 노산이고 첫 임신이라 불안함이 컸지만. 초음파로 본 아이는 날이 갈수록 건강해진 것 같았다.


어느 날 난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아내의 나이 또래 부부였는데 몇 년째 임신이 안 되는 난임부부였다. 

아이를 가지고 싶어 매일 같이 난포 주사를 몸에 놓고 임신에 좋다는 견과류와 한약을 먹고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인공수정 때마다 임신에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다 마침내 인공수정으로 임신이 되었는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며칠 뒤 자궁외 임신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이렇게 아이를 간절히 바라고 바랬는데 아이가 찾아오지 않아 괴로워하는 난임 부부가 있는 반면 우리에겐 정말 기적적으로 짧은 기간 안에 새 생명이 찾아왔다.

아이를 간절히 바라는 많은 부부들에겐 우리 부부가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를 가지고 싶어도 아이가 찾아오지 않는 부부들이 이렇게 많다는 걸 처음 알았다. 게다가 시험관 아기를 시술하는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으니 계속 많은 상황들을 비추어 생각하면. 아이는 정말 '하늘이 내려주시는 기적 같은 선물'같은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크게 와 닿는다. 아이가 생기기 전엔 이 모든 사실들이 피부로 와 닿지 않는 부분이었기에 우리 부부에게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새 생명이 찾아온 것에 대해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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