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PD Oct 05. 2018

03.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가?

회사를 다닌 지 2~3개월이 흘렀다. 

처음엔 좋았다. 어차피 평일 스포츠 중계는 저녁에 시작하기 때문에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서 출근하면 되었다. 
출근 시간은 따로 정해진 것이 없었다. 
그곳에선 자기 할 것만 하면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았다. 

그날그날 선배가 지시한 영상을 만들면 되었고 
예고편 같은 특별한 영상을 제작할 일이 있으면 
자기가 스케줄을 알아서 조절하여 그 영상을 만들면 되었다.

그렇게 영상을 만들고 나면 보통 오후 4~5시가 되고 
이른 저녁을 먹는다. 저녁을 먹고 경기가 끝나고 재방송 편집을 하면 퇴근이다. 
그러면 저녁 9~10시에 보통 퇴근을 한다. 

이런 삶을 몇 개월 하니 제법 익숙해졌다. 
다른 직장인과는 다르게 아침 느지막이 출근을 하니 
마치 대학교를 1년 더 다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름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그런 기분은 오래가지 못했다. 


아침 늦게 출근해서 밤늦게 퇴근하는 일상의 반복 

남들 노는 주말에 출근해야 하고, 평일에 쉬어야 하는 생활들은 많은 것을 앗아갔다. 

일단 남들과 생활 패턴이 달랐기 때문에 친구들과 약속 잡기도 애매했고
어디 길게 놀러 다닐 수도 없었다. 
그런 생활이 계속 반복되니 어느새 내 곁엔 아무도 없었다. 
한 번은 연휴 날 점심을 먹으러 밖으로 나왔는데 (휴일날은 구내식당이 운영을 하지 않는 날도 있다.)
상암동 광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그리고 
주위에서 펼쳐지는 행사들을 보며 즐거워하는 연인들이 보였다. 
순간 느꼈다.

열심히 일했는데 어느 순간 '내가 무엇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가?' 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출처 : google no copyright image)
내가 무엇 때문에 지금 당장의 행복을 포기하면서 이렇게 살고 있을까?
당장 지금 받는 돈은 쥐꼬리 만하면서...


무엇 때문에 일하는지 그날부터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몇 날 며칠 고민했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 
이제 답은 하나였다.


여길 떠나자.






매거진의 이전글 02.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