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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PD Feb 04. 2019

32. 진정한 명절 복지란?

올해 설날 연휴에도 어김없이 회사에서 설날 선물세트를 주셨다.
우리 회사는 명절 상여금 같은 건 없다. 설날이라고 준 김세트가 전부
(저번 추석땐 설날 선물 세트의 대표적인 표본인 스팸세트가 전부였다..ㅠㅠ)  
애초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망감도 없었다.

친구들이나 다른 대기업에 다니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명절복지가 정말 빵빵했다.
선물세트는 덤이고 명절 교통비까지 챙겨주는 회사가 있었고
명절연휴를 하나의 휴가라고 생각하여 휴가비까지 챙겨주는 회사도 있었다.
사실 '이런 게 대기업의 복지인가?' 싶어서 마냥 부러웠다.

근데 막상 대기업 다니는 친구 이야기를 들어보면 또 그 속에서도 불만이 많았다.
"아 회사에서 프로젝트 성과랑 그런거 다 이끌어 냈는데 상여금 진짜 조금주네.."
"우리 회사는 공식적으로 8시 출근 5시 퇴근인데 아직도 5시에 퇴근하는 사람이 거의 1명도 없어. 요즘은 어떻게 하는지 알아? 젤 위에 있는 부장님이 퇴근을 정말 정말 안하시거든.. 그래서 차장님 과장님이랑 연합을 한다니까~ㅎㅎㅎ 같이 5시반이나 6시에 퇴근하기로 담합을 하고선 차장님이 먼저 말해. '먼저 퇴근해보겠습니다~'하고 그때 우르르 몰려서 퇴근하는거지. 우리 회사는 아직 보수적인 색채가 남아있어서 어쩔 수가 없어."
"너희 회사가 그런건 되게 부럽다. 너희 회사는 6시 땡치고 가도 누구도 뭐라 안한다며?"

빵빵한 복지가 있는 회사를 다님에도 불구하고 불만을 가지고 퇴사를 하고 싶다고 하는 건 왜일까?  
한 번씩 다 물어본 결과 공통적인 사항은 이랬다. (이것은 아주 작은 표본에 불과하므로 기업마다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1. 위계질서가 존재하는 기업문화
어느 중공업회사에 다니는 친구 A는 공식 출근시간이 8시지만 7시반까지 출근을 한다고 한다. 왜냐면 그날 업계 동향에 관한 브리핑을 아침마다 하기 때문에 그것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 브리핑은 온전히 그의 몫이었다. 그는 서열상 끝에서 두번째였고 자기 밑에는 아직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이었기 때문에. 그의 상사들은 느지막이 8시에 출근해서 커피를 마시는 것을 보곤 어떨때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한다.

한 번은 우리 연구소의 수석 연구원님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전날 열심히 쓴 보고서가 대표님의 말 한마디에 검토도 충분히 되지 않은 채 그대로 휴지조각이 되어버렸다고 했다.  

2. 눈치보며 퇴근하는 문화
이것은 앞에서 말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겠다.

이것 외에도 퇴사를 유발하는 다른 요소들이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명절이나 경조사에 신경써 주는 기업의 복지도 좋지만 평소의 근로 환경 개선에도 회사에서 힘을 써줘야 한다는 것이다.
참치캔 하나 더 준다고, 식용유 좋은 것 하나 더 준다고, 상여금 조금 더 준다고 기업의 복지가 더 좋은 것이 아니다.
그저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기업 복지 문화가 진정한 복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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