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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PD Feb 14. 2019

37. 나의 오춘기에게

출처 : pxhere no copyright image

나의 오춘기는 언제였지?
방송이 내 천직이라 생각하고 달려왔는데
언제부턴가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 그때가 벌써 4년 전이었구나.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지?
내가 무엇 때문에 열심히 달리고 있을까?


라는 물음에 해답을 찾지 못했고 방황했어.
한 번은 소개팅을 나갔는데
방송국에서 일한다고 하니까

방송일 힘들지 않아요? 맨날 야근하고 주말도 없을 것 같은데..

결과는 불 보듯 뻔했어. 나를 보자마자 "연애할 시간이 없는 사람이구나"하는 게 느껴졌나 봐.
평일에 쉬는 날 낮엔 항상 혼자였고, 평일 저녁에 친구와 약속을 잡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어.
뭔가 혼자 있는 날이 많아지니까 괜히 우울해지고
사소한 일도 예민하게 받아들였어. 그리고 아무것도 하기 싫었어.
하루하루 눈뜨고 출근하는 게 너무 고통스러웠어.
선배는 "시간 지나면 괜찮아. 편집하느라 밤샘도 해보고 열정을 불태워봐"라고 얘기했는데
속으로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라고 말했지.
남들은 여행을 떠나라고 말을 하지만
여행 자체는 참 좋아. 나에 대해 좀 더 생각할 수 있어서.
그리고 잠시 현실을 떠나 있을 수 있어서.
여행에서 삶에 대한 답을 얻어 갈 수도 있어.
하지만 여행이 현실에 직면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 주진 않아.


최근까지도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른 채 오춘기를 겪었었는데
이제 답을 알 것 같아. 정답은 

'무엇이든 해보자. 삽질을 하더라도'

사실 머릿속에는 하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잘 안될까 봐 겁나서 안 한 것들이 너무 많았어.
이젠 겁먹지 말고 뭐든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하나씩 해보려고 해.
이제 4년간 겪었던 오춘기를 극복하려고 해. 

여러분의 오춘기는 언제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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