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몸을 이끌고 월요일에 또 출근을 했다.
난 주말에 촬영해 온 SD카드와 외장하드를 L대리에게 건넸다.
L대리는 찍어온 영상을 조금 살펴 보더니 나에게 화를 냈다.
자기가 말한대로 안찍어 왔다고
금요일에 어떻게 찍어와라 지시는 했지만 그렇게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소장님께서 찍어온 영상을 봤고 결국 내가 독박을 쓰게 되었다.
물론 내가 잘못찍어온 부분도 있지만 모든 책임을 나에게 뒤집어 씌우고
자신은 책임을 회피하는 행동에 나는 L대리에게 크게 실망을 하였다.
원래 어느 영상회사를 가건 촬영을 하는 사람이 편집도 맡는 편이다.
왜냐면 촬영 현장에 있었고 그 자리에서 촬영을 한 사람이 현장 분위기도 잘 알고
어떻게 편집해야 할 지에 대한 방향도 서기 때문이다.
그런데 L대리는 나에게 촬영을 모조리 다 맡겼고 편집을 자기가 하겠다고 했다.
자기가 촬영에 대한 모든 부분을 총괄하고 책임지고 있으면서
중요한 순간에 모든 책임을 나에게 모조리 뒤집어 씌우는 행동은 상사로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
잘하는 것만으로 회사에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처음으로 피부로 느꼈다.
그리고 부하의 성과를 가로챌 수 있다는 것도..
만약에 내가 잘 찍어온 영상을 L대리가 편집한다면?
아마 L대리의 공으로 돌아가겠지.
또 한 번 다짐한다.
절대로 수동적으로 회사에 끌려다니는 삶을 살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