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내가 다니던 회사에 주말 출근은 어땠을까?
첫 번째 내가 다니던 직장, 방송국.
그곳은 주말이 곧 평일이었다. 주말에 스포츠 경기가 대부분 몰려있기 때문에
주말에 쉬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주말에 일하는 것에 익숙해지다 보니 그냥 달력에 빨간 날인 것을 봐도 그냥 무덤덤했다.
두 번째 직장은 한 달에 1~2회 정도 주말에 출근을 했었다.
워낙에 일이 빡빡하게 있기도 했고 주말에 촬영을 가야 하는 일이 잦았다.
한 달에 토 or 일요일 촬영을 이틀 가게 된다면 하루를 쉬게 해주는 정책이 있었지만
실효성은 없었다. 왜냐면 일정이 워낙 빡빡해서 하루를 쉬는 게 너무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 회사에 있을 때 친하게 지내던 동료 2명 중 한 명이 아직 그 회사에 있는데
거의 매주 주말에 출근을 하는 것 같았다.
세 번째 직장에선 구청에서 여는 행사 때문에 봄·가을에는 거의 매주 주말 촬영을 나가야 했다.
한 달에 15일 (여름휴가 포함) 연차를 쓸 수 있었지만 그곳에서도 바쁠 땐 너무너무 바빴기 때문에
결국 연차를 다 소진하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이곳, 이곳은 선생님이 강의 일정을 주말에 잡지 않으면 주말 촬영이 없다. 다만 가끔씩 튀어나오는 행사 촬영이 있을 수가 있다. 하지만 주말 촬영을 하는 빈도는 예전 회사보다 적은 편이다.
그러고 보니 주말 촬영을 하는 빈도는 이직을 하면 할수록 줄어들었다.
그런데 인간이라는 동물은 꽤나 간사하다.
편한 것에 익숙해지면 계속 그 편안함을 유지하려고 하는 '관성'같은 것이 존재한다.
나도 방송국이란 곳을 떠나 방송국보다는 훨씬 편한 곳에 있다 보니
주말에 일하는 것이 더더욱 고통스러웠다.
주말에 일을 안 하다가 갑자기 일하려고 하니까 우울함이 배가 되었다.
그만큼 평일에 5일일하고 주말에 이틀을 쉬는 삶에 익숙해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거다.
아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된다면
평일, 주말할 것 없이 그 일에 몰두해야 할 가능성이 다분한데..
그래도 그 일이 좋은가?라고 물어본다면 좋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항상 좋지는 않을 것이다. 일하다가 농땡이도 많이 부릴 것이고
미친 듯이 머리가 지끈거리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런데 항상 이 일에 대한 생각, 상상만 할 것 같다. 아직까진 그렇다.
매일 같이 즐거워서 하는 이 일이 직업이 될 수 있다면
씁쓸하면서도 입에 머금고 있으면 달달한 맛이 나는 에스프레소를 맛보는 것처럼 행복할 텐데.
한가지 분명한 것은,
항상 그것이 생각나서 하루 종일 몰두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 일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다.
그게 어떻게 보면 회사를 떠날 자세나 준비가 된 것이 아닐까?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