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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PD Oct 11. 2018

07. 퇴사 후 여행하는 것.

나는 정확히 첫 회사에서 1년을 딱 채우고 퇴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딱 일주일 뒤 영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러 갔다. 
모두가 바삐 움직이는 화요일 아침.
다들 회사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척 바삐 느껴졌지만 
난 회사가 아닌 공항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남들이 일할 때 놀러 가는 기분이란..
정말 좋았다. 


혼자서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가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에 
두려움반 설렘반이었다. 
속으로 다짐했다.  

이번 여행을 나의 반전의 계기로 삼아야겠다. 
한층 더 성장해져서 와야겠다.

그렇게 지구 반대편에 떨어졌다. 

온통 푸른 눈의 사람들, 영어가 사방에서 들리는 런던 지하철. 
게다가 런던에 도착한 시간이 밤이었기에 
유럽이라는 곳이 한층 더 낯설고 두렵게 느껴졌다.

하지만, 점점 이 곳 여행에도 익숙해졌다. 
그간 찾을 수 없었던 여유도 찾았고 
이색적인 풍경들을 눈에 담고
저녁이면 호스텔 사람들과 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그렇게 나의 하루 일과는 새로운 곳을 가고 또 걷고 
맥주를 마시며 사람들과 어울리고의 반복이었다. 
"여행도 계속되면 그것도 하나의 일상인걸."
약간 매너리즘..? 도 있었다. 

한 번은 브라이튼 세븐 시스터즈 언덕에 올라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어떤 친구와 얘기를 나눴는데 그 말이 나의 뇌리에 박혔다.

사람들은 여행을 가면 자기 자신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가 않거든요. 그냥 여기 온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아요.


맞다. 사실 무조건적으로 장기 여행을 한다고 해서 사람이 변할 수는 없다. 

즉, 장기여행이 한 사람을 무조건 새로운 인생으로 변하게 하진 않는다. 
장기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난 
나의 소심한 성격이 변하지도 않았고 
마인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여행만 갔다오면 

장및빛 미래가 펼쳐질 것이란 것.

그건 틀렸다.

세상은 내가 여행을 갔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주지 않는다.

세상은 녹록치 않다. 

그럼 무엇이 바뀌어야 할까?

내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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