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의 시대, 느림으로 생각하는 법을 다시 배우다
요즘 우리는 ‘숏폼(Short-form)’ 중독이라는 새로운 팬데믹 속에 살고 있습니다.
1분 남짓한 짧고 강렬한 영상들은 뇌에 끊임없이 도파민을 주입하며, 긴 호흡의 몰입이나 사유를 견디지 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 ‘빨리빨리’ 소비 습관은 이제 더 이상 SNS 영상 속에 머물지 않습니다. 우리가 디지털 플랫폼에서 읽고 쓰는 방식 자체를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디지털 독서의 풍경은 이미 ‘숏폼화’되었습니다.
방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제목과 첫 문단만 훑고, 핵심 키워드만 스캔하며, 흥미가 떨어지는 순간 망설임 없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갑니다.
브런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날 한 독자님이 제 글 여러 편에 거의 동시에 ‘좋아요’를 눌렀는데, 단 1분 만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그분은 늘 그 패턴으로 방문하셨고, 저는 결국 구독을 취소했습니다.
‘좋아요’라는 행위마저도 깊이 없는 소비의 제스처로 전락하고 있음에 마음이 조금 슬펐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일반적인 성인이 500 단어 내외의 글을 제대로 이해하며 읽는 데 최소 1분 30초 이상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그 시간을 기다리지 못합니다. 하이퍼링크는 잠시 멈춰 생각할 기회를 주는 대신, 또 다른 자극과 정보의 샛길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독서는 더 이상 텍스트와 사유가 만나는 공간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아 헤매는 ‘신호 찾기 게임’처럼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러한 읽기 방식의 변화는 작가에게도 치명적입니다. 글쓰기란 본질적으로 사유의 롱폼(Long-form)을 구축하는 일입니다.
캘리포니아대 글로리아 마크(Gloria Mark) 교수의 ‘전환 비용 효과(Switching Cost Effect)’ 연구는 이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합니다. 그녀에 따르면, 일반인이 이메일 알림이나 메시지 같은 디지털 방해를 겪은 후 다시 깊이 몰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3분 15초라고 합니다.
즉, 우리는 단 몇 초간 방해를 받는 것이 아니라, 집중력의 복구에 20분이 넘는 시간을 매번 지불하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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