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 않던 악보를 쓰는 작가의 시간
뭔가에 깊이 빠진다는 건 참 묘한 일입니다.
어느 날 문득, 글감 하나가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면 그걸 붙들려고 애쓰게 되죠. 그 순간을 잡지 못하면, 안갯속에서 술래를 쫓는 것처럼 점점 멀어지고 말거든요. 그래서 저는 손에 잡히는 대로 그 생각을 붙잡습니다. 종이 한 장이든, 스마트폰 메모든, 그게 제게는 그 순간의 ‘악보 조각’이니까요.
그러다 어느 순간, 그 조각이 머릿속에서 빛을 내며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그때 저는 조용히 무대를 차려놓고 연주를 시작합니다. 노트북을 켜고, 단어들을 건반 삼아 첫 음을 눌러보는 거죠. 그렇게 작은 생각 하나는 사유의 세계로 건너가고, 그중 몇몇은 ‘글무리’가 되어 사람들에게 전해집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기쁨은, 그 과정 속에서 매번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만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이른 아침, 카페 한구석에서 진한 커피 향에 묻혀 글을 쓰고 있었을 때의 일입니다.
그날은 유난히 리듬이 잘 맞는 날이었죠. 커피 향이 은은히 퍼지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제 손끝이 음악처럼 가벼웠죠.
그때, 오래전 졸업한 제자가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녀는 조용히 다가와 인사를 건넸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수님, 멀리서 보니까 마치 피아노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같아요.”
그 한마디가 마음속 깊이 내려앉았습니다. 그녀는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그 순간의 느낌을 예쁜 말로 건네주었죠. 그 말 덕분에 저는 스스로를 새삼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악보를 만들기 시작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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