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대로’가 아니라 ‘살아낸 대로’의 심리학
[지난 글] ‘고집’과 ‘의지’의 차이를 통해 인간의 성장 방식을 살펴보았습니다. 고집이 멈춤의 에너지라면, 의지는 나아가는 에너지입니다. 의지는 타고난 기질을 억누르는 힘이 아니라, 그 기질을 스스로 인식하고 조율하는 기술이며, 결국 우리를 한계 너머로 이끄는 ‘선택의 힘’ 임을 이야기했습니다.
후배 교수 중에 성격이 급하기로는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이가 있었다.
그는 카페에서도 커피를 주문한 지 몇 분만 늦어도 당장 카운터로 달려가 바리스타를 재촉한다. 마치 급한 일이 있어 곧 커피를 들고 밖으로 뛰쳐나갈 것 같은 기세다. 대부분의 경우 다른 손님들도 그 강압적 태도에 눌리게 되고, 종업원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양해를 구하고 먼저 커피를 건네준다.
“왜 그리 급해?”
“원래 성격이 그런 걸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그는 늘 그렇게 말하며 씁쓸하게 웃는다.
솔직히 말해, 때로는 꿀밤이라도 한 대 주고 싶을 때가 많았다.
앞서 언급했듯이 고집도, 의지도 아닌 것이 사람들에게 누를 끼칠 정도인데도 ‘원래 태생이 그렇다’며 합리화할 때면 참 얄밉기 그지없다. 하지만 심리학적으로 성격은 운명이 아니다. 기질이 선천적인 성격의 바탕이라 할지라도, 성격으로 발현되는 과정에서는 끊임없는 학습과 경험에 의해 업데이트되기 때문이다.
나처럼 어릴 적부터 고집불통이었던 사람이라 해도 모든 일에 고집을 피우지는 않는다. 자신의 의지가 확고할 때만 그렇다. 물론 정의의 사도까지는 아니지만, 불의에 타협하라 하면 어릴 때처럼 ‘죽어도 안 한다’며 버틴다. 하지만 그것이 옳다고 믿고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 고집은 곧 쇠심줄 같은 의지로 변해 실천력을 낳는다.
결국 ‘나’라는 인간의 기질 속 고집도 의지도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았다.
다만, 나이를 먹으며 배우고 성찰하는 과정에서 ‘성격’이라는 시스템이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오늘은 바로 ‘운명과 담쌓을 수 있는 성격’에 대해 글무리를 이어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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