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곁의 ‘당연한 기적’

다이아몬드보다 빛나는 일상의 축복

by Itz토퍼

"한 해의 끝자락에 서면 우리는 습관처럼 손에 쥔 것들을 헤아려 봅니다. 누군가는 눈부신 성취라는 보석을 거머쥐었겠지만, 누군가는 잡은 줄 알았던 것들이 모래알처럼 빠져나간 텅 빈 손바닥을 보며 허망해할지도 모릅니다.


세상은 늘 우리에게 더 희귀하고, 더 비싸며, 더 남다른 것을 움켜쥐어야만 비로소 성공이라 말하곤 하니까요. 하지만 정작 소리 없이 무너지는 우리 삶을 지탱해 온 진정한 힘은, 어디에 머물고 있었을까요?"


아담 스미스가 제기한 ‘가치와 가격의 역설’을 떠올려 보세요. 생존에 필수적인 물은 너무 흔해서 가격표조차 붙지 않거나 헐값인 반면, 없어도 사는 데 일도 지장 없는 다이아몬드는 왜 그토록 비쌀까요.


이 경제학적 모순은 연말을 맞은 우리의 심리와도 닮아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특별한 행운’이나 ‘화려한 보상’만을 가치 있게 여기느라, 공기처럼 우리 곁에 늘 있던 평범한 일상의 가치를 그냥 무시해 버리곤 합니다.


인간의 뇌는 익숙한 것에 무뎌지도록 설계되어 있으니까요. 그러나 성경은 완전히 다른 시선을 줍니다. "범사에 감사하라(In everything give thanks)"라는 가르침은, 특별한 일이 생겼을 때만 감사하라는 뜻이 아니라, 일상 속 사소한 순간에도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라는 초대입니다.


그래서 성경이 말하는 ‘범사(凡事)’란 가장 흔하고 평범한 것들을 가리킵니다. 그 속에는 어떤 ‘특사(特事)’라는 의미가 담기지 않았습니다.


올 한 해,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여기느라 잊었던 것들을 떠올려 볼까요?


이른 아침 창가로 스며든 따스한 햇살, 폐 깊숙이 들이마신 차가운 새벽 공기 속에도 대가 없는 은혜가 담겨 있었습니다. 길가에 이름 없이 피어난 작은 풀꽃,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가로수,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길 위를 걷다 보면 문득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지 않나요? 물론 저처럼 비염이 있어 ‘그 냄새’를 참을 수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감상이겠지만. 그럼에도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탄할 수 있겠죠. 그뿐이 아니랍니다. 무심코 올려다본 밤하늘의 별빛 역시 단 한 푼의 입장료를 요구하지 않았지만, 지친 영혼을 살포시 달래주었습니다.


이 얼마나 큰 Free-축복인가요.

그리고 우리를 살아가게 한 것은 화려한 박수가 아니라, ‘사소한 관계의 온기’였습니다.


퇴근길 마주친 이웃의 가벼운 눈인사, 지친 하루 끝에 밥상 위에서 김을 모락모락 내뿜는 따뜻한 찌개 한 그릇, 스마트폰에만 빠져있어도 아무 말 없이 곁을 지켜준 가족의 숨소리, 그리고 어제와 다름없이 오늘도 움직여준 나의 우두둑 관절과 심장의 박동까지. 이 모든 흔한 일상이 사실은 수많은 우연과 필연이 겹쳐 만들어진 ‘기적’ 임을 깨닫는 순간, 마음의 가격표는 완전히 새로 써집니다. 감히 다이아몬드 따위가 그 값을 매길 수 있을까요.


역설적이게도, 삶의 진정한 풍요는 다이아몬드 같은 희귀한 순간을 쟁취할 때가 아니라, 이러한 일상의 제목들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감사를 고백할 때 완성됩니다. 한 해 동안 큰 사고 없이 저녁 식사를 나눌 수 있었던 것, 누군가의 안부를 물을 수 있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 슬플 때 흘릴 수 있는 눈물과 기쁠 때 터져 나온 웃음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충분한 대접을 받은 셈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잠시 멈춰 서서 당신의 일상을 다시 바라보길 권합니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가격을 매길 수 없을 만큼 흔해 보일지라도, 당신을 숨 쉬게 하고 다시 일어서게 했던 것은 바로 그 ‘흔한 것들’이었습니다.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성취가 없었다고 해서 실패한 일 년이 아닙니다. 오히려 물처럼 맑고 공기처럼 포근하게 당신을 감싸 안았던 일상의 은혜를 발견했다면, 당신은 그 누구보다 풍성한 한 해를 보낸 것입니다.


‘감사는 행복의 결과가 아니라 행복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당신이 발견한 그 작은 감사들이 다가올 새해를 더욱 밝게 비추는 등불이 될 것입니다.

올 한 해도 참 애쓰셨습니다. 당신 곁에 늘 있었던 그 당연한 기적들에게 살짝 웃으며 따뜻한 인사를 건네고, 평온한 마음으로 한 해를 매듭지으시길 바랍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Gemini의 이 글에 대한 반응입니다.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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