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의 희망으로 가슴속 소망을 꽃피우다
어린 시절 ‘실과’ 시간이 떠오른다. 요즘 아이들은 무엇을 배우는지 모르겠으나, 예전에는 바느질, 걸레 만들기, 각목에 못 박기처럼 머리보다 손을 움직이는 법을 배웠다. 정답보다 과정이 중요했고, 생활 속에서 바로 쓰이는 기술들이라 꽤나 재밌었다.
하루는 선생님께서 완두콩 두 알을 나눠주시며 매일 성장일지를 기록하는 숙제를 내주셨다. 내 손바닥 위의 완두콩은 너무나 작고 딱딱해서, 과연 여기서 생명이 자랄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였다. 일단 작은 화분을 준비하고 산에서 퍼 온 흙을 채운 뒤, 조심스레 구멍을 내어 콩을 심었다. 물을 얼마나 줘야 할지 몰라 숨을 죽인 채 조금씩 부어주던 그 순간의 긴장감이 지금도 생생하다. 물론 일지에도 ‘물을 조금 주었다’만 연속으로 기록되었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달려가 조바심 내며 관찰했지만 흙은 묵묵부답이었다. 혹시 잘못된 건 아닐까 걱정이 깊어질 무렵, 마음 한쪽에서 ‘파볼까?’라는 의심도 들었다. 하지만 참았다. 그리고 어느 날 흙을 비집고 올라온 연둣빛 싹을 발견했다. 그때의 흥분과 뿌듯함이란! 하지만 싹이 텄다고 끝은 아니었다. 완두콩은 생각보다 더디게 자랐고, 나는 지루한 기다림 속에서 매일 물을 주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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