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더미 연기 속에 피어난 고소한 유년의 기억
“올빼미 잡아 묵으러 가자!”
누군가의 외침에 아이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아직은 쌀쌀한 바람을 뚫고 나선 길, 낮 동안 녹았다가 밤새 다시 얼어붙은 흙길은 추위 때문에 잔뜩 화가 나다 못해 바짝 약이 올라 날카롭기까지 하다. 하지만 발바닥에 전해지는 얼음 서릿발의 서걱거림도 잠시, 따스한 햇살이 보리밭을 비추기 시작하면 아이들 마음도 덩달아 설레기 시작한다.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보리밭 한가운데 여기저기 엎드린다. 솜바지 무릎이 흙으로 짙게 물드는 줄도 모르고 부지런히 땅을 파헤치다 보면, 누군가 승전보 소리가 울려 퍼진다.
“올빼미다!”
차가운 흙 속에 숨어있던 하얗고 통통한 녀석이 드러난다.
“웬 올빼미?”
이건 하늘을 나는 새가 아니라 보리 뿌리에 붙어사는 풍뎅이 유충인 굼벵이를 일컫는데, ‘보리개구리’라고 부르기도 했던 이 녀석, 겨울철 우리에게 더할 나위 없는 간식거리(?)였다. 하지만 사전에도 없는 이름이다. 그냥 그 시절 아이들, 최소한 우리 동네에서는 그렇게 불렀기 때문이다. 아마 나이가 많거나 시골에서 자란 분들이라면 기억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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