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라는 감옥에서 나오기

미니시리즈(1) 『차가운 세상, 진심에 닿는 여정』

by Itz토퍼

축구를 못하는 나라. 이 표현은 다소 비하하는 느낌이 듭니다. 다시 말하자면, 축구가 그리 많은 사람의 취미 생활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나라라고 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그중에 중국 대륙부터 홍콩, 마카오, 타이완, 그리고 해외의 화교들까지. 중국인 인구가 14억 명이 넘는데도 왜 손흥민과 같은 선수가 나오지 않을까요? 이 질문은 외부의 시선만이 아니라 중국인들 스스로도 오랫동안 던져온 고민입니다. 저는 그 이유를 '마음의 태도'에서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축구는 반드시 축구장에서, 적어도 운동장에서, 정식 지도자를 통해 체계적으로 훈련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주 많이 틀렸습니다.


혹시 주택가의 골목 축구를 아세요? 어릴 적 동네에 넓은 공터가 없던 시절에는 좁고 길쭉하며 꼬불꼬불한 골목이 그대로 축구장이 되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시골에서는 벼를 베고 난 논바닥에서도 축구를 했습니다. 돼지 오줌보로 만든 공을 차 본 사람은 압니다. 그건 마치 럭비공으로 축구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공이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릅니다. 아마 손흥민 선수라도 그 불규칙한 논바닥에서 동네 꼬마들과 붙었다면 꽤나 당황했을 겁니다.


그뿐인가요. 빙판 위에서도 축구를 했습니다. 여기서는 사람만 모이면 곧바로 경기가 시작됩니다. 공은 멀리 날아가 버리기 일쑤니 나무토막이나 빈깡통으로 대신하고, 골문은 양쪽에 큰 돌 두 개를 놓으면 충분했죠.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부딪히면서도 얼마나 재미있는지, 웃다가 배꼽이 빠질 정도로 즐거웠습니다. 대한민국의 축구광들은 바로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이전에 '박스컵'이라는 아시아 축구 대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말레이시아를 이긴 후 기쁜 나머지 운동장으로 뛰어 들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난생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소 뒷다리 같았던 차범근 선수의 허벅지를 직접 만져보기도 했습니다. 한국 축구는 그렇게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니 앞서 말한 나라들이 이 이야기를 듣고는 감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누가 시켜서, 혹은 그렇게 하자고 결의해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ea20dbaf-a013-472e-9a2a-14ee03c3341d.png by ChatGPT

서론이 조금 길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A는 B여야 한다’라는 생각에 대하여입니다.


‘A는 B여야 한다’라는 생각의 함정


심리학자 앨버트 엘리스는 인간을 괴롭히는 감정의 근원을 사건 그 자체에서 찾지 않았습니다. 그의 이론인 합리정서행동치료(REBT)에 따르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언제나 사건(A)이 아니라 그 사건을 바라보는 신념(B)입니다. 그리고 그 신념 가운데 가장 큰 문제가 바로 ‘당위적 사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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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를 나만의 색으로 물들이며 ‘나답게’ 걸어가는 글무리 작가 Itz토퍼입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에도 작은 위로와 빛이 스며들길 바라며, 제 속의 글무리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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