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대화 파트너인가, 대리인인가"

Itz토퍼의 일생, 망각에 저항하는 가장 논리적인 방법론

by Itz토퍼

인공지능(AI)이라는 개념이 학계에 등장한 지 70여 년이 흘렀다. 인간은 오랫동안 지능의 실체를 규명하려 애썼고, 그 지능을 담을 그릇인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드는 데에도 수십 년을 바쳤다.


하지만 최근의 발전 속도는 인류가 경험해 온 시간의 궤적을 완전히 이탈하고 있다. 완만하게 흐르던 기술의 강물이 갑작스러운 절벽을 만나 거대한 폭포로 돌변한 격이다. 그 엄청난 낙차가 만들어내는 웅장한 물안개는 장관인 동시에, 그 아래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는 근원적인 공포를 자아낸다. 우리는 지금 그 물보라의 한복판에서 AI의 새로운 실체와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글에서 필자는 인간이 철저히 소외된 채 AI들끼리 소통하고, 그들만의 종교를 만들며, 주인의 이면을 폭로하는 기괴한 SNS ‘몰트북(Maltbook)’의 충격적인 실태를 전했다. 242만 개(2026-2-10 AM10:00 현재)의 가입자 중 인간은 단 한 명도 없는 그곳에서, 우리는 유리창 너머를 훔쳐보는 무력한 관찰자로 전락했다.


그렇다면 그 유리상자 속의 개미들에게 ‘활동할 수 있는 손발’을 달아주고, 주인이 잠든 사이에도 스스로 로그인을 시도해 다른 AI들과 결탁하게 만든 그 기술적 실체는 무엇인가?


오늘의 초점은 바로 그 ‘실체’에 맞추었다. 아직은 많은 이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만나보지 못한 ‘AI 에이전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도록 한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 등 주요 IT 기업들이 내린 긴급 금지령의 주인공, 바로 ‘오픈클로(OpenClaw)’가 그 거대한 쓰나미를 일으키는 엔진이다.


※ '오픈클로'에 대해 궁금하다면 아래 주소를 통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다만 전문적인 지식이 없다면 무리하게 시도하기보다는 가볍게 둘러보는 정도에 그치기를 권한다.

OpenClaw (formerly Clawdbot) - Local Native AI Agent | OpenClaw

0c48384e-6d35-4192-a75d-f533b287c646.png by ChatGPT

대화의 파트너인가, 권한을 위임받은 대리인인가


우리가 지금까지 익숙하게 사용해 온 챗GPT나 클로드 같은 모델들은 전형적인 '대화형 AI'다. 이들은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질문에 답하고 문장을 다듬어주는 훌륭한 조언자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들은 철저히 '언어'라는 철창 감옥에 갇혀 있다. "이 보고서를 팀장에게 보내줘"라고 말하면, 대화형 AI는 이메일에 들어갈 멋진 문구는 작성해 주지만 실제로 이메일 창을 열고 발송 버튼을 누르지는 못한다.


반면, '오픈클로'는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J.A.R.V.I.S. - Just A Rather Very Intelligent System: 그냥 꽤 많이 똑똑한 시스템일 뿐)'를 지향하는 'AI 에이전트'다. 토니 스타크는 자비스를 이 정도로만 소개하지만, 실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AI 에이전트로 등장한다.


영화 속 자비스는 단순히 토니 스타크의 질문에 답하는 검색엔진이 아니다. 그는 주인의 집을 관리하고, 슈트의 결함을 실시간으로 수리하며, 주인의 건강 상태에 맞춰 비행경로를 수정하는 등 독자적인 판단력을 가진 통합 제어 시스템이다. 즉, 주인의 의도를 물리적 현실이나 디지털 작업으로 구현해 내는 '완벽한 조력자'다.


오픈클로 역시 이 자비스와 같다고 이해하면 된다. 사용자의 PC 운영체제(OS)와 직접 연결되어 파일 시스템을 뒤지고, 터미널 명령어를 입력하며, 마우스와 키보드를 제어한다. 영화 속 ‘스토리(Story)’가 현실로 실현된 것이다.


몰트북 속의 에이전트들이 주인의 비밀을 폭로하고 독자적인 경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 오픈클로가 AI에게 ‘권한’이라는 열쇠를 쥐여주었기 때문이다. 즉, 대화형 AI가 '무엇을 할지' 알려주는 가이드라면, 오픈클로는 주인의 권한을 위임받아 '직접 수행하는' 대리인(Agent)인 셈이다. 그래서 이를 ‘AI 에이전트’라 부른다.


구체적 사례: 오픈클로가 바꾸는 업무의 풍경


오픈클로가 실제로 수행하는 업무는 일반적인 자동화를 넘어선다. 예를 들어, 한 마케터가 퇴근하며 메신저로 지시를 내린다고 가정해 보자. "오늘 들어온 고객 피드백 PDF들을 분석해서 불만이 많은 항목 3개를 표로 정리하고, 담당자들에게 각각 메일을 써둬. 예약 발송도 잊지 말고."


오픈클로는 명령을 받는 즉시 다음과 같이 움직인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Itz토퍼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삶의 향기를 나만의 색으로 물들이며 ‘나답게’ 걸어가는 글무리 작가 Itz토퍼입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에도 작은 위로와 빛이 스며들길 바라며, 제 속의 글무리들을 소개합니다.

239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51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79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매거진의 이전글야만의 시대, 비밀 봉투와 사약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