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일요 벼룩시장
벼룩시장!
누군가에게 필요 없지만 누군가에겐 필요한 물건들이 주인을 찾아갈 수 있는 모두에게 유익한 장이다.
팔려가는 물건들도 자신을 필요하는 사람에게 가기에 만족할 것 같다.
바르셀로나 벼룩시장 FMB (Flea Market Barcelona)는 2007년 Mark Dixxx라는 청년에 의해 조직되었다. 벼룩시장을 조직하며 이 청년이 내건 슬로건은 "한 남자의 쓰레기가 한 남자 에게는 금이다"로 벼룩시장에 잘 어울리는 명쾌한 슬로건이다.
FMB는 매달 두 번째 일요일에 열리는데 장소를 바꾸어가며 열리는 관계로 벼룩시장의 웹페이지나, 소셜 네트워크 등을 통해서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스페인의 경제가 나빠지며 실업률이 계속 상승하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물건을 내다 팔거나, 벼룩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일이 더 많아졌다고 이곳을 소개해준 스페인 친구 크리스티나가 귀띔을 해 주었다.
지난 1-2년간 경제가 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월급은 오르지 않고, 정직보다는 계약직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 좋아진 경제를 실제로 체감하지는 못한다고 한다.
스페인의 젊은이들도 실업률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그나마 외국어가 되는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좀 있다는 영국이나 독일등 북유럽으로 많이 몰려 나갔고, 더러는 언어의 어려움이 없는 남미로 떠났다.
자국에 남아있는 젊은이들은 취업이 되더라도 1년 단위 계약직이라 늘 실업의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나와 언어 교환 (영어 - 스페인어를 서로에게 가르쳐주는 것)을 하는 테레사도 바르셀로나 대학을 졸업하고, 영국의 대학에서 1년간 어학연수를 하기도 했지만 취업의 전쟁에서 살아남지 못해 지난 수년간 몇 년간 부모님 집에 얹혀살며 (그녀의 표현) 취업문을 두드렸었다. 몇 달 전 간신히 취업이 되었지만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1년짜리 계약직이다. 그녀도 벼룩시장을 자주 이용하는 고객 중 하나다.
여름이 다가오는데 겨울 물건이 상당히 많이 나와있다..^^
가게 하나를 들고 나온 듯 물건이 많은 사람도 있고, 아주 단출하게 가지고 온 사람들도 있다.
한 매장을 여럿이 함께 운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무래도 자릿세를 함께 부담하기 위한 것 같다.
자릿세는 15 - 35 유로 정도로 위치에 따라 정해진다.
바르셀로나에 거주 중인 영국인이라는 이 아저씨는 스페인어를 못하는 외국인들이나 관광객들에게는 벼룩시장의 이야기나 바르셀로나의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반가운 존재다. 아저씨도 옷을 팔기보다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즐기기 위해 나온 듯 시종일관 지나는 사람들(특히 외국인) 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돈 주고 사는 거니까 당연히 좋은 물건을 골라야지" 한 여성의 말처럼 물건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그중에서도 새것 같은 물건을 고르기 위해 이리저리 살펴보고 따져보기를 반복한다.
그러다 보면 뜻밖의 아이템을 득템 하는 횡재를 할 수도 있다.
정말로 남에게는 필요 없는 물건이지만 나에게는 보물이 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