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1.21)
지금껏 단단하던 와이프가
어젯밤 눈물을 보였다.
우리 아기의 어린이집 하원길,
서로 어울려 노는 다른 두 아이의 모습을 보고부터
생각이 많아졌던 것 같다.
사이좋게 노는 아이들의 반대편,
혼자서 시소를 타고 노는 우리 아기의 모습이 울컥했던 모양이다.
아파트에 돌아와서는 커뮤니티 센터에 있는 도서관에서
친하게 지내게 된 동네 언니를 만났고 (딸을 둘 키우고 있다.)
그 아이들과 우리 아기의 확연한 차이가
지금껏 담담히 받아들이던 와이프의 마음을
또다시 거세게 흔들었나 보다.
(아이에게서 먼저 나오는 질문들, 그리고 이어지는 핑퐁 대화에서
특히 더 크게 느꼈다고 한다.)
저녁을 먹고 목욕을 하고
책상에 앉아 같이 성경을 읽고 사도신경을 외우던 중
(요즘 우리가 “구역 예배 드리고싶어.” 라는 말을 종종 한다.)
그렇게 왈칵 눈물이 쏟아지더란다.
아마 지금껏 한 움큼 붙잡고 있던 마음들이
한순간에 넘쳐 흘렀을 것이다.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고 아기 역시 엉엉 울기 시작했고,
와이프는 이내 정신을 차렸다고 한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이 얘기들을 담담히 듣던
나의 마음도 어지러웠다.
생각은 또다시 커다랗게 부풀었다.
‘아, 아직은 온전히 우리 아기를 받아들이지 못했구나.’
이내 나 역시 정신을 잡았다.
“우리 아기는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보단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혼자서 하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편할 수도 있어.”
“어떻게 보면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들이 안타까운 건
그저 어른들의 생각이지 않을까?”
“우리 아기는 엄마를 보고, 엄마와 밥을 먹고
웃으며 잠든 오늘 역시 행복했을 거야.”
“우리는 그저 우리 아기를 많이 웃을 수 있게 해주자.”
위로라는 말로 포장한,
나에 대한 다짐 같은 말들을 쏟아냈다.
와이프는 고개를 끄덕였고, 같이 마음을 굳게 잡았다.
“우리 아기는 우리 아기만의 속도가 있을거야.”
“엄마 아빠는 너를 그저 많이 웃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할게.”
“우리 같이 행복하게 살자, 우리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