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1.15)
결국 집에 있던 책을 모두 치웠다.
센터 언어 선생님의 권유였고,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라는 아내의 생각에
바로 일을 진행했다.
나도 곧바로 수긍하고 동의했지만
걱정되는 건 아내였다.
책을 좋아해 항상 읽고 싶은 책을 찾는 우리인데,
너무 큰 짜증을 내지는 않을지,
그래서 아내가 더 힘들어지지는 않을지
그게 마음에 걸렸다.
역시 하루쯤은 아내가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니
아내는 평소처럼 아기를 재우고 있었는데,
아기가 잠들기도 전에 기절하듯 잠들어 있었다.
처음 자폐 진단을 들었을 때는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나,
어떤 선생님을 찾아가야 하나,
내가 무엇인가 더 해줄 수 있지는 않을까,
내가 무엇인가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끊이지 않는 고민들로
매일 마음이 욱신거리던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결국 가장 좋은 치료는
아기 마음의 안정이었고,
우리의 가장 좋은 선생님은 엄마였으며,
나는 그런 우리의 엄마에게 힘이 되고
버팀목이 되는 방법을 한 칸씩 쌓아 올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그 무엇이지 않을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내가 참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날들의 연속이다.
“오빠, 생각했던 것보다는 괜찮아.”
“책을 치우니까 확실히 반향어가 줄어들긴 해.”
“나도 집 정리한다는 느낌으로 하니까 좋더라고.”
그런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렇게도 고맙다.
모두가 기절한 그 밤,
팬트리 안에 잔뜩 정리되어 있는 책들을 보며
“책 읽고 싶어.”라는 우리의 말에
“책들은 잠시 겨울잠 자러 갔어.”라며 다독이는
아내의 말이 들려왔다.
아마도
조금은 마음 아파하며
혼자 읊조렸을 말들.
결국 우리 아기에게
제일 좋은 치료사는
우리의 엄마이고,
아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