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1.25)
- 우리 : "베베가 쿵 하고 넘어졌어요."
어김없이 본인을 베베로 말하는 아기.
나 : 우리야, 너 이름은 뭐야?
우리 : 꼬! 우! 리!
나 : 그래! 넌 베베가 아니고 고우리야.
우리 : (따라 말한다.) 나는 베베가 아니고 고우리야.
나 : 우리는 몇 살?
우리 : 네 살!
나 : 그래, 그것도 맞았어! 그럼 뭐라고 얘기해야 돼 ?
이내 웃으며 대답하는 아기.
우리 : "우리가 쿵 하고 넘어졌어요."
- 최근까지도 밖에 나가면 엄마 아빠에게 안기려고만 하고
잘 걷지 않던 아기였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우리가 계속 걸었다.
나 : 우리야! 오늘은 안아 달라고도 안 하고 잘 걷네!
우리 : 우리가 씩씩하게 걸어!
나: 맞아! 우리 아기 지금 씩씩하게 걸어!!
손을 잡고 길거리를 걸으며
이번 봄에는 어쩌면 평화롭고 따뜻한 산책도 가능하려나
새로운 기대가 생겼다.
이마트에서 장을 보며
기특하게 내 손을 잡고 부지런히 걷는
허리 아래 빼꼼한 아기를 보면서
어쩌면 무사히 성장해 이렇게 손을잡고
같은 곳을 보고 걸으며
이런저런 생각들을 편안히 이야기할 수 있는
너무나도 꿈같은 날이
걱정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지금의 상황보다는 훨씬 선명하게
내 삶에 내려앉을 수도 있겠다는
그런 큼지막한 설렘을
흠뻑 느꼈던 오늘.
- 낮잠을 쿨하게 패스한 우리가
밤에는 조금 더 일찍 잠들지 않을까 싶었지만
오히려 잠들기 전 텐션이 더 좋아진 아기.
그리고 어김없이 나타나는 지연 반향어.
(그래도 책을 없앤 이후로 많이 줄어들었다.)
나 : 우리야! 안 졸려?
우리 : 안 졸려!
나 : 우리가 빨리 자야 엄마 아빠도 둘이 놀 수 있는데!
우리 : 으에에에에에이!! (화를 낸다.)
그리고선 작게 들리는 한마디
우리 : 아빠 나빠. 아빠 나가.
미안해졌다.
우리 아기, 다 알아듣고 있었구나.
나: 아빠가 미안해. 아빠 진짜 나가?
우리 : 아빠 빠빠이.
그래. 빠빠이.
우리 아기,
이번 주말도 행복하게 지내줘서
많이 웃어줘서
고마워.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