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이 자폐래요 47

(26.03.26)

by 우리 아빠



아데노바이러스가 드디어 지나갔다.


아기는 열이 내렸고

다시 많이 웃고

신나게 뛰어다닌다.


다시는 오지 마.

오더라도, 제발 빨리 지나가.


지독했다, 아데노.


아기는 회복 후 이틀 정도는

조금 처져 있었다.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오열하고,

하루 종일 엄마와 붙어 있으려 했고,

말수도 줄고

상호작용도 어딘가 삐걱거리는 느낌이었다.


'우리가 아직 아픈가?' 걱정이 되었고,

그 틈에 작은 불안 하나가

슬며시 고개를 내밀었다.


'퇴행.'


심한 고열과 열성경련.


설마.

아니겠지.

아닐 거야.


하지만 이내 아기는 컨디션을 되찾았고

우려가 무색하게 우리는

엄마 아빠와 교감하며

하루 종일 이야기했다.


특히 말은

눈에 띄게, 아니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아프기 전보다 훨씬 더.


센터에서도 비슷한 피드백을 받았다.


"사용하는 문장이 훨씬 복잡해졌고,

눈 맞춤도 좋아졌어요."


"먼저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고,

놀이 규칙도 잘 이해해요."


이런 이유로 ABA는 잠시 생각을 접기로 했다.

적어도 5월 재진 때까지는.


대신 'ABA 캥거루'라는 사이트에서

동영상 강의를 들어볼 생각이다.


ABA에 대한 개념부터 그에 맞는 실행 프로그램,

기저귀 떼는 자조 기능까지 다양한 강의들이 있는데

배울 수 있는 건 배우고

집에서 꾸준히 적용해 보려 한다.


이렇게 다시 일상이다.


안도감이 흐르고,

감사함이 떠오른다.


"우리야, 아프지 마."


우리가 회복되어서일까.

이제야 길가의 물드는 봄이 보인다.


어느새 개나리가 노랗게 피었고,

여기저기 꽃들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주, 어디서 들었는지

"꽃구경 가고 싶어."

한참을 말하던 아기.


이번 주말엔

정말 꽃구경을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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