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후기]SF재난소설<노 휴먼스 랜드>김정착가
이상 기후 변화에 대한 엄중한 경고
제3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대상 수상작
긴 장마와 폭우가 끝난 뒤, 수해복구도 채 되지 않았는데 낮이나 밤이나 식지 않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지구가 이렇게 더워도 되나 싶을 만큼 열기는 숨조차 고루 쉴 수 없다. 매일 뉴스에서는 온열환자가 역대 최고라 알리고 가급적 외출을 삼가라는 안전문자가 바삐 울린다.
점점 더 추워지고 점점 더 더워지는 이상기후에 누구나 위기감을 느낄 것이다. 바이러스 팬데믹이 흔들어 놓은 삶의 기반이 채 자리를 잡기도 전에 기후로 인한 세계 곳곳의 이상 징후들이 심상치 않다. 두렵다.
<노 휴먼스 랜드>는 이러한 현대인의 위기감을 소설로 잘 녹여낸 작품이다. 그다지 멀지도 않은 근미래 재난 소설이다. 끔찍한 폭염과 가뭄, 뒤를 이은 홍수 등 물난리의 반복으로 결국 세계적 식랑생산의 급감과 그로 인한 기근으로 세계는 1 2차 기후 재난 위기를 맞이한다. 불과 2050년이 배경이다.그리고 지구 평균 온도를 낮추기 위한 대책으로 출입 제한 지역이 설정되며 대한민국 서울도 노 휴먼스 랜드가 된다.
이는 SF적 요소라기보다는 곧 닥칠 현실에 더 가까운 설정이라 소설 시작부터 두려움으로 읽었다.
기후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유엔기후재난기구(UNCDE)가 출범하고, 노 휴먼스 랜드인 서울에조사단을 선발, 파견된 5명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기후 난민인 주인공 미아는 서울이 고향인 할머니에게 들은 것과는 달리 황폐해진 서울을 대면하게 되고 분명 노 휴먼스 랜드이나 사람의 흔적이 보이며 동료의 실종과 죽음으로 사건은 긴박하게 전개된다.
의문의 하얀새가 동료 크리스를 잡아가는 바람에 그를 쫓다 동굴 속 연구소의 존재를 알게 되고 옛 할머니가 건립한 회사 비서였던 앤 소장을 만나게 된다. 할머니가 틀렸고 본인이 맞았다는 앤 소장은 미아에게 연구소의 성과를 과시하듯 보여준다.
개선되어야 하는 건 벼와 같은 게 아니야. 사남이야말로 더 좋아질 수 있어.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환경에도 더 나은 사람이 되는거야. P168
시람이 만들어 내는 모든 종류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거야. 플론은 전쟁과 기근, 폭력과 차별, 불평등과 기후 재난 걱정 없이 천년만년 인류가 계속 지구에 존재할 수 있게 할유일한 방법이거든. P197
그녀의 계획은 인간의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화학물질을 지닌 플론이란 유전자 펀집식물을 퍼뜨려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하는 것이다. 자아를 잃어버린 인간들은 굳이 폭력도 전쟁도 필요하지 않으며 고통 슬픔 두려움의 감정도 없다는 것이다.게다가 미아가 서울 여기저기서 보았던 중독된 듯한 사람들은 다름아닌 플론 임상실험 대상자인 불법거주민이었던 것이다. 또한 자신의 계획에 반대하는 이들을 수용소에서 역시 실험군으로 쓰기 위해 감금한다.
할머니의 반대 의지처럼 앤의 계획은 잘못되었음을 안 미아는 동료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여러 계획을 실행한다.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해서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대로 기절하고 싶을 만큼 무서워도 해야만 한다고 믿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P 205
미아는 플론에 의한 문제 해결은 문제 자쳬를 파괴해 버리는 것으로 아예 해결의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이라 믿는다. 인간이 스스로 잘못을 고쳐가며 나아질 기회를 빼앗으면 안된다고 굳게 믿는 주인공의 곧은 생각은 용기로 무장하게 하고 결국 해내게 된다. 여러 번의 시도와 실패, 이기적으로 본인의 생명만 챙길 수도 있는 기회에도 미아는 결코 믿는 친구들을 포기하지 않고 또 다른 시도를 한다. 이 점에서 작가의 가치관이 잘 드러난다고 믿었다.
수많은 사건들이 인과로 연결되어 몰입감을 높이고 있으며 반전의 반전 연속은 작가가 그려내는 세계 속에 함께 참여하게 한다.무엇보다 곧 다가 올 것만 같은 사실적인 미래 모습에 더욱 긴장하며 읽게 된다.
현 지구적인 기후 문제는 모두가 인정하는 커다란 문제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악의가 있든 없든, 혹은 그 의도가 선의라 하더라도 결코 올바르지 않은 방밥이어서는 안된다. 더구나 소수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방법은 결코 옳을 수 없다. 그리고 해결방법이 당장 효과를 보지 못한다 하여 포기하거나 편법을 써서는 안된다. 불안하다고 잘못된 길로 갈 수는 없다.
매일 기록적인 폭염과 각종 횡횡한 사건이 이어지는 요즘, 진지하게 범지구적인 환경 문제를 돌아보자. 어쩌면 늦어도 많이 늦은 문제인식일 수 있고, 이미 올곧게 방법을 찾는 이들이 있으리라 믿는다. 단 이는 몇몇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과 직결되어 있음을 이 소설에서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저 가볍게 읽을 수 없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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