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이 최고

잊고 사는 것들

by 다담

꽃게의 금어기가 풀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제철 꽃게를 사려고 마트나 시장마다 사람들이 몰린다는 뉴스를 보았다. 그제사 꽃게가 지금이 제철이구나 여겼다. 가을 전어는 아예 제철이 붙은 명칭으로 유명하니 그렇다 하더라도, 과연 요즘 사람들은 제철 먹거리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점심시간에 급식외에 건강식으로 따로 야채며 과일이나 낫또 등을 챙겨오시는선생님께서 햇당근이 아삭하니 맛있다며 나눠주시며 역시 제철이라기에 또 제철을 만났다.

신토블이라는 말처럼 제 토양에서 자란 제철을 먹어야 몸도 건겅하다는데, 요즘은 신토불일이라고나 할까. 흙과 거의 접힐 일이 없어서 몸은 토양과 멀어져 하나가 되지 못하는 삶이다. 흙따로 몸따로라고나 할까. 아니 흙을 다 덮어버린 냄새도 고약한 아스팔트나 시멘트 위에서 살아가는 삶이니. 애써 시간을 내지 않으면 흙을 밟을 일도 흙내음을 맡을 일도 거진 없는 삶을 살아간다. 계절조차 날짜로 숫자로 뉴스로 인지하는 삶에 어찌 제철 먹거리를 챙기랴.


제철 재료 소개가 뉴스거리가 되고, 그제사 알게되고 찾게 되고 몰리고 하는 요즘이라니. 자연스레 텃밭에서 가꾼 야채며 과일로, 바다에서 잡고 걷어 올린 해물로, 산에서 캐온 나물이며 버섯류로 준비한 한 끼를 먹어온 우리 조상님네야 자연스레 제철을 따로 따지지 않아도 당연한 제철밥상이었다. 허나 몇 세대를 거치며 급속히 성장한 풍족의 요즘에는 어떤 재료도 계절 불구하고 인위적인 환경 조성으로 재배할 수 있으며 저장, 판매, 구매가 가능한 시대가 되니 모순되게도 제철을 알기가 어렵다. 당연함이 학습을 해야만 알 수 있는 지식이 돼 버린 것이다. 잊고 사는 것들이 늘어가는 서글픈 나이이나, 불현듯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불편함이 많았고, 많이 부족했으나 먹거리에 있어선 그리움이 한가득이다. 늘 부지런했던 엄마의 다양한 간식거리들은 그야말로 제철 그대로의 싱싱한 보약이었던 것이다.


육고기보다는 생선을, 생선보다는 해물을 좋아하는 천상 바닷가 출신의 토박이로 다소 때를 놓치긴 했으나, 아직 제철이라는 산오징어회를 먹으러 한자리 오래 지키며 산오징어만 파는 식당을 찾았다. 오징어조차 지구온난화를 견디지 못했는지 동해가 따뜻해짐에 수확이 줄어 다소 비싸더라도 풍미가 좋은 동해산으로 팔려고 해도 구할 수가 없다시며 서해산이라 이실직고하신다. 같은 바다라 해도 품질이 달라지니, 계절별로 제철이 있는 건 당연지사구나 여기며 그래도 놓치지 않고 좋아하는 제철 오징어를 먹는 소확행을 즐겼다.


#제철먹거리 #소확행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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