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죽을 것 같은 그 순간,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by 마음을 쓰는 사람
공황장애는 설명할 수 없는 두려움이 삶을 잠식하는 병입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두근거림에서 시작되지만, 곧 심장은 요동치고, 숨이 막히며,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많은 이들이 그 순간을 "죽을 것만 같았다"고 표현합니다. 병원을 찾아도 신체에는 이상이 없고, 의사는 말합니다.

"공황발작일 수 있습니다."

이 한마디는 안도와 공포를 동시에 불러옵니다. 단지 기분 탓은 아니라는 안도, 그러나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른다는 불안. 이중적인 감정 속에서 공황장애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공황장애란?

공황장애(Panic Disorder)는 예기치 않은 강한 불안 발작, 즉 ‘공황발작(panic attack)’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정신질환입니다. 이 발작은 특별한 위협이나 이유 없이 갑작스레 찾아오며, 극심한 공포, 심장 두근거림, 숨 가쁨, 식은땀 등 강렬한 신체 증상을 동반합니다. 문제는 이 경험이 너무 강렬하여 다시 발작이 일어날까 두려워하는 ‘예기불안’으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결국 일상생활 전체를 위축시키고,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게 됩니다.



왜 공황장애에 걸릴까?

사람들은 종종 묻습니다. “대체 왜 그런 일이 생긴 걸까요?” 정작 본인도 이유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별히 큰 사건이 없었는데도, 어느 날 갑자기 그 일이 시작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죠.하지만 마음은, 늘 조용히 무언가를 쌓아두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공황장애는 그렇게 천천히 다가왔다가, 어느 순간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감정의 반란일 수 있습니다.


- 몸의 경보 시스템이 과민해졌을 때

공황장애는 뇌의 ‘비상벨’이 너무 쉽게 울리는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위험 상황이 아님에도 편도체가 위기를 감지하고, 심장과 호흡, 근육에 급박한 명령을 내리는 것입니다. 감정을 조절하고 현실을 판단하는 전전두엽의 통제 기능이 떨어지면서, 이 반응은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균형도 중요한데, 이들의 작용이 불안 조절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뇌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과도하게 반응하지만, 정작 그 반응은 우리를 무력하게 만듭니다.


- 감각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심리적 성향

공황장애를 겪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신체 감각에 민감합니다. 가벼운 심장 두근거림을 ‘심장 마비 전조’로 해석하거나, 약간의 숨 참김을 ‘질식’으로 받아들입니다. 그 작은 감각이 ‘무언가 큰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연결되면서, 실제로 공황이 유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쌓인 감정이 터져 나오는 순간

감정을 참거나 표현하지 못하고 살아온 사람들이 공황장애에 취약하다는 보고도 많습니다. 억압된 감정이 신체 반응으로 나타나고, 그 신호를 불안으로 오해하면서 공황이 시작되는 것이죠. 이는 단지 뇌의 문제가 아닌, 삶의 누적된 압력이 작용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panic_attack_emotion_curve.png 공황장애 강도레벨에 대한 그래프




약물로 나아질 수 있을까?

공황장애는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정신질환 중 하나입니다. 특히 약물은 빠르게 불안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SSRI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세로토닌 농도를 높여 불안과 긴장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벤조디아제핀 계열: 단기간 사용 시 강한 불안을 빠르게 억제하지만, 장기 복용은 의존성을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한 사용이 필요합니다.


약물 복용을 부끄러워하거나 거부할 필요는 없습니다. 감기약을 먹듯, 공황장애도 약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단, 중단은 반드시 의사의 지도 아래 이루어져야 합니다. 자의적 중단은 재발 위험을 높이고, 뇌의 조절 시스템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공황장애를 더 넓게 바라보기


- 삶의 리듬이 무너졌다면

공황은 삶의 리듬이 무너졌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수면, 안정된 식사,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일상의 루틴은 뇌와 몸을 진정시킵니다. 카페인, 니코틴, 알코올 등은 자율신경을 자극해 공황반응을 유도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감정을 받아들이는 연습

공황장애는 감정을 피하려는 습관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억눌린 감정을 마주하고 해석하는 연습이 중요합니다. 감정 일기, 명상, 미술치료 등은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공포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들

인지행동치료(CBT): 왜곡된 사고를 교정하고, 회피했던 상황에 점차 익숙해지도록 돕습니다.

사각호흡법: 4초 들숨–4초 멈춤–4초 날숨–4초 멈춤으로 구성된 호흡법은 자율신경을 안정시킵니다.

작은 성공 경험: 불안을 견디고 일상으로 복귀한 경험은 ‘나는 이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확신을 키우는 데 중요합니다.




감정이 보내는 신호

공황장애는 단순히 무작위로 일어나는 발작이 아니라, 우리 몸과 마음이 보내는 ‘지금, 나를 돌봐달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더 이상 억누를 수 없는 감정이 찾아온 순간이며, 그 감정은 반드시 다루어져야 합니다.

공황은 일시적인 ‘혼란’이자 동시에 회복의 출발점입니다. 우리는 감정을 느끼는 존재이고, 감정은 때때로 ‘무너지라’는 것이 아니라 ‘멈추고 돌아보라’는 말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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