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서대로 키운 삼남매 육아기의 시작
학창 시절 좋아하던 노래 중에 이런 가사가 있었다.
'너는 어떻게 살고 있니~ 아기 엄마가 되었다면서~ 자나 깨나 독신만 고집하던 네가 이렇게 먼저 시집갔을 줄이야~' 이 가사의 주인공이 나다. 독신을 부르짖던 나는 친구들 중 가장 먼저 결혼했고, 아이를 싫어하던 사람이 세 명이나 낳았다!
사실 결혼할 때 아이는 셋을 낳자고 계획했었다. 둘 다 별로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 성격인데 왠지 내 아이라면 세 명이 딱 좋을 것 같았고, 대천사 세례명으로 하면 예쁠 것 같았다. 막상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니 너무너무 힘들었다. 혼자는 외로우니 하나는 더 낳겠지만 셋째는 없던 일로 하자고 했고, 남편도 동의했다. 그렇게 둘을 낳아 아등바등 키우고 있을 때 예고 없이 셋째가 찾아왔다. 결국(?) 나는 삼남매 맘이 되었다.
처음에는 첫째를 낳으면 6개월 정도만 쉬고 복직할 예정이었다. 아이는 시어머님께서 봐주시기로 했다. 그러다 한 권의 책을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그 책을 읽고 나는 아이를 한 명 키우는데 꽤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부끄럽지만 30년을 살면서도 나는 아이는 낳아두면 그냥 크는 줄 알았는데 아니라는 것이다. 엄마가 직접 아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겠다 생각했고, 나는 육아 휴직이 끝날 때에 회사를 그만두었다. 어차피 전업맘이 되었으니 우리 부부는 아이들은 최대한 기관에 늦게 보내기로 했다. 남편은 외벌이를 감당했고, 나는 가정 보육을 담당했다. 어린이집은 당연히 보내지 않았고, 첫째는 7살, 둘째는 6살, 막내는 5살에 처음 유치원을 보냈다.
긴 가정 보육의 시간은 꽤 힘들었다. 예민하고 생각 많은 성격으로 어린아이들과 하루 종일 지내자니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었고, 못 참고 소리라도 지른 날엔 죄책감이 밀려왔다.
그럴 때 나를 구원해준 것이 바로 '육아서'이다. 나는 정말이지 '책대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무진장 노력을 했다. 최대한 늦게 아이를 기관에 보내기로 한 결정도 책을 읽으며 우리 부부가 함께 동의한 일이었다.
첫 아이를 낳고 시작한 수면교육부터, 이유식, 걷고 뛰는 시기, 한글을 가르치는 시기, 책을 읽어 주는 것 등등 모든 것을 책에서 찾아 생각하고 적용했으며 나의 멘탈을 잡아주는 것 또한 책이었다. 그렇게 삼남매를 열심히 키웠고 이제 12살, 10살, 8살로 모두 초등학생이 되었다.
제목은 '육아서는 개나 줘 버려!'라고 썼지만 절대로 책이 필요 없다거나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나에게 육아서는 지침서요 길잡이 었다. 육아서를 읽지 않았다면 나는 깊은 자괴감에 빠져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 셋 다 초등학교에 갈 만큼 키우고 돌아보니 육아서가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육아서대로 똑같이 키워도 세 아이가 모두 다르다. 그래서 육아서보다는 내 아이를 한번 더 살펴보는 것이 어쩌면 바른 육아의 길이 아닐까 싶다.
육아서는 읽고 실천하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의외로 아이들의 발달 단계나 감정처리 등을 이해 못 하는 엄마들을 많이 보았다. 물론 안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알고 노력하면서도 잘 안되는 것과 몰라서 안 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육아서대로 아이들을 키웠는지,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 시간이 어떠했는지, 최선은 다 했지만 아쉬운 점 등을 써보고자 한다. 나처럼 유아기를 지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공감을 아직 유아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는 위로와 응원이 된다면 참 기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