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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아쑤아 Oct 21. 2022

매일 놀이터 출근으로 얻은 훈장? 상처?

엄마의 피부. 엄마의 기미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막내가 말했다.

"엄마는 점이 많아도 예뻐."

"그.. 그래.. 고마워."

'굳이 콕 집어 얘기해야겠니?'

이게 내 진심이었다.


막내가 말하는 점은 내 얼굴에 있는 '흑자'를 말한다. 처음에는 기미인 줄 알았는데 '일광성 흑자'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 이 흑자는 아이들이 어릴 때 매일 놀이터에서 2시간 이상씩 놀며 생긴 훈장(?)이자 상처이다.

그때는 세 녀석 옷 입히고, 간식과 물을 챙기는 등 손 갈 일이 너무 많아서 내 얼굴에 선크림을 바르는 호사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나는 아이들이 어릴수록 몸을 움직이며 노는 것이 뇌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 대근육 운동은 조절 능력과도 연관이 있어서 아이의 자기 효능감에도 영향을 미친다. 책을 10권 읽어주는 것보다

놀이터에서 30분 뛰어노는 것이 더 좋다는 교육관을 지키려 비나 오나 눈이 오나, 더우나 추우나 열심히 밖에 나갔는데 내 피부는 언제 이렇게 된 것인지!


그때는 이렇게 후회할 줄은 몰랐고, '나중에 레이저 하지 뭐~' 이런 안일한 생각을 했더랬다. 레이저 시술로 없앨 수 있다고는 하는데 예후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라고 해서 굳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 홈케어로만 관리하고 있다. 물론 3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내 피부는 흠이 많고 거울을 보면 가끔 속이 상한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젊은 엄마들을 보면 이야기해준다. 

'선크림 꼭 바르세요. 모자도 쓰세요. 아이들이 이렇게 밖에서 노는 건 진짜 좋은 거예요.' ^^

그러고 보니 나도 어느새 대한민국의 오지라퍼 아줌마가 되었나 보다.



덧.

그렇다고 우리 집 삼 남매가 영재처럼 똑똑하거나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진 않는다. 가끔 얼굴이 이렇게 되도록 많이 뛰어논 것이 소용이 있는가.. 하는 회의감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대단한 성과를 바라며 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그저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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