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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어 교원 Apr 13. 2021

아름다운 도시 후에(Huế̉)를 소개합니다

베트남. 2017년 자유 원고

베트남의 후에(Huế̉)는 한국의 경주처럼 역사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1802년부터 1945년까지 약 150년간 베트남을 통치했던 응우옌 왕조(Nhà Nguyễn)의 수도였던 만큼 후에에는 많은 역사적 유물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후에 왕궁 사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후에는 최근에 한국인들에게 아름다운 왕궁 도시로 유명해졌지만, 후에 사람들의 실제 삶의 모습은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후에 왕궁 정면


오늘은 왕궁 도시로서의 후에가 아닌 베트남 사람들의 삶의 공간으로서의 후에의 모습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오토바이와 전기 자전거가 주 교통수단입니다. 후에도 마찬가지로 거의 모든 사람이 오토바이와 전기자전거를 이용해서 출퇴근과 등하교를 합니다. 아침 출근길에는 교복을 입은 어린아이를 태우고 다니는 오토바이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또, 아직 옛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후에에서는 거리에서 종종 인력거도 볼 수 있습니다. 인력꾼들은 태울 손님이 없으면 인력거에서 낮잠을 자거나 동료끼리 게임을 하기도 합니다.  

                                         

주차되어 있는 인력거와 자전거, 오토바이들


후에에서는 길거리 시장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아침에 아주머니와 할머니들이 길거리에서 아침거리나 베트남의 명물 열대 과일을 팔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후에의 대표적인 슈퍼마켓은 Bic C 마트입니다. 후에 사람들은 주로 Bic C 마트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삽니다. Bic C 마트는 태국 마트지만 베트남 전역에 가맹점이 있습니다. Bic C 마트 1층에는 롯데리아가, 4층에는 롯데시네마가 들어와 있어 한국 사람들에게는 친숙합니다. 후에에서 유일하게 영화관이 있는 Bic C 마트는 후에 사람들의 여가 생활 공간이기도 합니다.

거리에서 파는 열대 과일들

      

Bic C 마트


최근 몇 년 사이에 후에에도 한국 음식점과 한국식 편의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후에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방증입니다. 번화가 근처에 있는 한국 마트인 K- MART에 가면 마치 한국 편의점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생필품은 비싼 편이지만 라면과 과자는 한국 물가와 비교하면 그리 비싸지 않고, 후에에서는 구하기 힘든 한국 약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한국 음식에 대한 후에인들의 관심도 높아졌는데, 베트남인이 운영하고 한식을 베트남인 입맛에 맞게 만든 한국 음식점도 생겼습니다.                               

K-MART

                             

베트남인이 운영하는 한식당 Seoul과 Seoul식당 비빔밥. 소스는 고추장이 아니라 베트남식 칠리 소스이다.


한 나라와 지역의 문화를 가장 압축적으로 담고 있는 것은 그곳의 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는 베트남은 북부와 중부, 남부 음식이 모두 특징이 다른데요, 중부에 위치한 후에는 다른 지역에 비해 음식이 맵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후에의 대표 음식인 '분보 후에(Bún bò huế̉. ‘후에의 국수’라는 뜻.)'는 소고기와 선지가 들어간 매운 쌀국수입니다. 또 후에 사람들은 꼬치 음식처럼 소스에 찍어먹는 음식을 먹을 때는 항상 ‘뜨엉 옷(Tương ớt)’이라고 불리는 매운 소스를 찍어 먹습니다. 후에 음식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일반적인 쌀국수와는 달리 소스를 쌀국수에 부어 먹거나 소스에 면을 찍어 먹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쌀국수를 ‘분 틱 느엉(Bún thịt nướng)’이라고 부르는데, 분보 후에를 제외한 다른 쌀국수는 이렇게 국물 없이 소스와 면을 같이 먹습니다.

후에의 대표 음식 분 보 후에(좌. Bún bò huế̉) 와 분 틱 느엉(우. Bún thịt nướng)

                                                      

어묵 꼬치와 베트남식 핫소스 뜨엉 옷(Tương ớt)


후에를 대표하는 장소로 두 장소를 뽑으라고 하면 고궁과 향강(香江 Sông Hương)을 뽑을 수 있을 것입니다. 향강 산책로에서는 여가 시간을 보내거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매일 볼 수 있습니다. 4월 29일부터 5월 2일까지 후에에서 가장 큰 축제가 열립니다. 후에 사람들은 지금 축제 준비로 분주합니다. 축제의 주 무대는 향강과 고궁입니다. 향강은 지금 축제를 위한 무대 준비로 분주합니다.


축제 준비가 한창인 향강 산책로와  향강 전경





*이 글은 2017년에 베트남에서 국립국어원의 국외통신원으로 활동하던 당시 쓴 기사입니다.

국외통신원의 편지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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