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2017년 10월 기획원고
‘답정너’ , ‘친목질’, ‘자소설’, ‘낚시’, ‘커엽다’, ‘ㅂㅂㅂㄱ’······.
인터넷을 자주 하지 않는 사람은 위의 말들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잘 모를 것 같습니다. 위에 나열한 단어들은 모두 요즘 젊은 세대들이 인터넷에서 자주 사용하는 ‘신조어(새 말)’입니다.
언어는 시간이 지나면 변화하기 마련이지만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언어의 변화도 더 빨라졌습니다. 특히 누리 소통망 서비스(SNS)가 나오면서 신조어는 하루가 다르게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신조어가 만들어지는 배경이나 만드는 방법 또한 다양합니다.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까 너는 대답만 해)’처럼 문장이나 긴 단어를 줄여서 만든 축약형 신조어가 있고, ‘서로 친하여 화목함’이라는 뜻의 ‘친목’에 좋지 않은 행위를 비하하는 뜻을 가진 접미사 ‘질’이 붙은 ‘친목질’처럼 파생형 신조어도 있습니다. ‘낚시’처럼 의미 변화형 신조어도 있는데요, ‘낚시’는 알려진 대로 원래 ‘물고기를 잡다’는 의미인데 ‘남을 속이는 행위’로도 많이 쓰이게 되었습니다. ‘자소설’은 ‘자기소개서’와 ‘소설’의 합성어로, 취업하기 위해 과장하거나 없는 사실을 덧붙여서 자기소개서를 써야 하는 사회를 반영하는 신조어입니다. 그 외에 ‘커엽다’는 ‘커’가 ‘귀’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만들어졌고, ‘ㅂㅂㅂㄱ’는 ‘반박할 수 없다’는 뜻의 ‘반박 불가’의 초성만 쓴 것으로 한글의 특징을 이용해서 만든 재미있는 신조어입니다.
이처럼 신조어는 합성 혹은 축약되거나 언어적 특징을 이용해서 만들어지고 때로는 사회적 현상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베트남에도 이러한 신조어들이 많이 존재하며, 만들어진 방식 또한 한국과 비슷합니다.
베트남의 신조어는 축약형 신조어가 월등히 많습니다. 원래 베트남어인 긴 단어를 줄이거나 두 단어를 하나로 합치는 경우도 있지만, 영어를 축약한 신조어도 많이 쓰이는 편입니다. 그밖에도 글자를 발음이 비슷한 글자로 대치하여 만들어진 신조어도 있다.
이 외에도, 위에 예시로 든 ‘ㅂㅂㅂㄱ(반박 불가)’나 ‘커여워(귀여워)’같이 자국어 글자의 특징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신조어도 있습니다. 베트남어에 있는 여섯 개의 성조를 이용해서 만든 신조어가 그 예입니다.
‘không(아니다)’은 ‘kho^ng’으로, ‘suy nghĩ (생각하다)’는 ‘suy nghi~’로 쓰는 경우가 그런 경우입니다. 이 단어들은 대체로 어린이들이 많이 쓰는 편입니다.
또, 한류의 영향으로 유행하게 된 신조어도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oppa’입니다. ‘oppa’는 한국어 발음 그대로 ‘오빠’라는 뜻이었지만 한류 열풍으로 인해 ‘여자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뜻으로 많이 쓰이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한국이나 베트남 모두 누리 소통망 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수많은 신조어가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신조어였을지라도 그 단어가 소멸되지 않고 계속 쓰인다면 또 하나의 표준어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당연히 표준어로 쓰이는 ‘비밀번호’, ‘피시방’이 그 예입니다. 이 단어들은 1999년에 표준어로 인정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신조어도 시간이 지나도 소멸되지 않는다면 표준어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의 신조어 이미지 출처 : 2016 신조어를 알아보자!꽁05의포스팅is뭔들!빼박캔트!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