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함께 자란다>는 제가 5개월 동안 '진수'(가명)라는 다문화 아동을 가르친 경험,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이와 제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하게 된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책은 '뭉클스토리'의 새로운 브랜드 '텍스트칼로리'에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2014년 코이카 한국어 교육 단원으로 몽골에 파견된 것을 시작으로 계속 한국어 교원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몽골에 다녀온 이후에는 베트남, 그다음에는 국내 대학교 한국어교육센터에서 유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그러다 지난 2020년 초, 코로나19로 인해 다니던 한국어교육센터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가 아니어도 국내 한국어 교사들은 아무리 경력을 쌓고 석사 박사 학위를 따도 낮은 시급에 불안정한 계약 조건 때문에 항상 걱정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초 코로나19가 전국에 퍼진 이후로는 저처럼 다니던 곳은 그만두어야 했던 교사들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한국어 교사를 구하는 공고조차도 아주 드물게 나와 구인난이 심했지요. 경력에 공백이 생기는 것도 문제, 앞으로 한국어 교육 구인난이 더 심해지는 것도 문제, 게다가 나아지지 않는 처우까지... 그래서 그때 저는 '이 길을 계속 걷는 것이 맞는 건가, 내가 정말 좋아했고 꿈이었기 때문에 시작한 일인 한국어 교사라는 직업을 포기해야 하나, 포기하면 지금 와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건가' 하는 진지한 고민에 빠졌고 그래서 무력감과 우울감에 빠져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여섯 살 다문화 유치원생 진수를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처음 수업 제의를 들었을 때는 한국어 교육 경력이 끊기지 않겠다는 생각에 좋기도 했지만 아동을 가르친 경험이 전혀 없고 아동과의 인연도 없던 저였기에 걱정도 많았습니다. 게다가 진수는 한국어를 한국 아이들처럼유창하게 못하는 것 외에도 문제가 많은 아이였습니다.
"너가 누군데?", "이거 해 줘 봐", '야 나 책 싫다고!"
이렇게 어른에게 너무나 당연하게 반말하는 아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이, 책을 보며 도망가는 아이, 단체 수업을 거부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거부하는 아이였던 진수. 이 아이는 5개월 후 유치원 선생님들에게 존댓말을 잘한다고 칭찬을 듣고, 스스로 책을 가져와 읽어달라고 하고, 누구보다도 친구들 속에서 행복하게 웃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변한 것은 진수만이 아니었습니다. 저 또한 이 아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성장할 수 있었으며 다시 한번 저의 꿈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이에게 유치원을 꿈과 희망이 가득한 놀이동산으로 만들어주려던 저의 노력은 그대로 저에게 돌아왔습니다.
저에게 선물 같은 아이 진수, 그리고 진수와 함께 성장한 저의 이야기.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책은 현재 인터넷 서점에서 예약 판매 중이며 8월 18일 이후부터는 서점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