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갑자기 흐려지는 대전 동구의 하늘

by 친절한효자손
P20240211.JPG




어느 여름 저녁. 약속 장소를 향한 길. 갑자기 하늘에 먹구름이 드리운다. 푸르렀던 하늘은 순식간에 구름에 포위되어 그 색을 잃어갔다.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쏟아질 것 같았다. 늘 접이식 우산을 가방 안에 두고 다니는데 드디어 이 우산이 빛을 발할 때가 왔구나 싶었다. 그리고 진짜 잠시 뒤 미친 듯 비가 퍼붓기 시작한다. 대전은 분지다. 그래서 그런지 여름 저녁때 소나기가 곧잘 내린다. 엄청 퍼붓고 그렇게 30분 정도 비가 내린 후에는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하늘이 다시 제 색을 찾아가기 시작하며 맑아진다. 나는 대전의 이런 날씨를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좋아한다. 이렇게 무더운 여름 저녁에 비를 신나게 퍼부어 온도를 내려주니 이 얼마나 고마운 비란 말인가? 마치 대전시 전체를 하늘이 씻겨주는 것 같다. 위의 그림은 비가 내리기 전에 찍어둔 사진을 바탕으로 그린 것이다. 먹구름의 양이 상당했었다. 끝.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새벽의 잔잔한 호숫가, 그리고 초승달, 작은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