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닮은 수준이 아니라 쏙 빼닮음!
티스토리 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글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서 물어보시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있죠.
"답이 없습니다."
무책임한 답변일 수 있겠지만 진짜예요. 정답이 없어요. 이건 마치 그림 그리기와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래 봬도 저는 만화과 출신이기 때문에 그림과 비교를 할 수 있지요.
처음부터 잘 그리는 사람, 분명 있습니다.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죠. 따라서 글도 분명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축복받은 패시브 스킬을 가진 사람은 얼마든지 있을 거란 말이지요. 일단 저는 아닙니다. 그림도 친구 때문에 시작했고 그냥 어깨너머로 보고 배우면서 그렸어요. 당연히 형태며 밸런스가 엉망이었습니다. 근데 그림이라는 게 그리면서 실력이 늘더군요. 입시 미술 때도 그랬습니다. 그림은 그릴 수록 실력이 늘어난다는 선생님의 말씀만 믿고 열심히 그렸습니다. 결과는 무척 좋았고요. 현재도 고등학교 때 그린 그림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초기 그림들은 정말 발로 그린거지 싶을 정도로 엉망인 게 많지만, 연습장이 뒤로 가면 갈수록 퀄리티가 좋아짐을 바로 알 수 있군요. 이런 과정이 있기 때문에 오늘날 더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도 똑같은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잘 쓰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글을 써 내려가면 좋을지 감이 전혀 없어서 여러 블로그를 밴치마킹 하면서 거의 따라 하다시피 했지요. 어깨너머로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린 방법과 똑같았던 것입니다. 그렇게 그렇게 계속 글을 쓰고 또 쓰다 보니 스스로 부족한 부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음번엔 이렇게 한 번 글을 써볼까? 저렇게 한 번 작성해 볼까? 이런저런 아이디어도 솟아납니다. 그렇게 다음번 글에는 느끼고 깨닫고 계획했던 부분들을 실행합니다. 그렇게 글이 점차 점차 퀄리티가 올라가는 걸 느끼면서 동시에 보람과 재미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림도 그랬습니다. 다음번에는 손을 이렇게 그려볼까? 얼굴 표정을 이렇게 해볼까? 하고 생각하며 실제로 그렇게 새로이 도전했고 그 과정이 쌓여가면서 실력이 늘었던 것 같습니다. 글도 이 과정이 그대로 적용되어 쌓이다 보니 많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 글을 무척이나 잘 작성하시는 분들이 우연이 지금의 제 글을 보시면 허접하다고 느끼시겠지만요. (어쨌든 전 만족!)
처음부터 쉬운 건 없다고 봅니다. 만약 처음부터 쉬웠다면 분명 진행 과정에서 한계의 벽에 부딪히게 될 겁니다. 그림에서도 쉬운 구간이 있고 어려운 구간이 있습니다. 만약 처음부터 쉬운 그림을 만났다면 발전 가능성은 없었을 겁니다. 운이 좋게도 처음부터 그리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글도 엇비슷합니다. 여러분들께서 만약 지금 글 쓰기가 어렵다면, 그것은 여러분들의 글쓰기 실력을 늘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글 쓰는 게 전혀 어렵지 않다면 오히려 그게 잘못된 상황일지도 몰라요. 현재의 글에 만족함을 느낀다면 발전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 역시 지금도 글 쓰는 게 쉽지가 않았습니다. 고민을 많이 하면서 씁니다. 어쩌면 글 쓸 때 고민하는 게 습관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이런 고민들이 재밌습니다. 전혀 스트레스가 아니에요. 이런 즐거움이 계속 이어지니까 느리긴 해도 글 쓰는 실력이 조금씩 늘어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림과 글쓰기는 노력하는 만큼 실력이 늘어납니다. 어렵게 그린 그림일수록 완성하고 나면 그 뿌듯함이 정말이지 이루 말할 수 없이 짜릿합니다. 본인이 노력해서 그린 이 그림을 친구들이 보고 엄청 좋아할 때의 그 보람됨과 짜릿함은 정말이지 통쾌 그 자체입니다. 지금 보고 계시는 이 글 또한 누군가가 보고 도움을 얻게 된다고 생각하면 정말 짜릿합니다. 그림과 글쓰기 이 둘은 너무 닮았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