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댓글 문화의 뒤틀림
네이버 블로그를 한창 운영하던 시절 이야기부터 해야겠군요. 어느 순간부터 이런 증상이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웃 간 서로 의무적으로 댓글을 남기는 증상이 퍼져나갔죠. 왜 이런 건지 조사해 보니 서로이웃과 댓글 관리를 해야 블로그 지수가 올라가서 노출이 잘 된다는 이야기가 공통된 이유였습니다. 진짜냐고요? 아니요.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입니다. 대체 어떤 누군가가 시작을 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무의미한 일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댓글을 남겨 자신의 블로그로 유도를 위한 것이죠. 일종의 영업댓글인 것입니다. 근데 예나 지금이나 플랫폼 상관없이 이 현상은 변함이 없습니다.
서로 댓글을 남겨주는 것을 댓글 품앗이라고 합니다. 이 댓글 품앗이가 티스토리 세상에도 언제부터인가 슬슬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고 지금은 아예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남기고 있어요. 티스토리 운영자 사이에서 친목이 형성되어 진짜 뭔가 의견을 주고받는 그런 댓글은 참 보기가 좋습니다. 혹은 방문자와 운영자 사이에서의 질문 답변 댓글도 정말 아름다운 댓글이죠. 사실 댓글의 순기능은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진짜 형식적이고 그냥 댓글 남겨야 하니까 남기는 그런 느낌의 Reply들은.... 대체 왜 작성하는 건지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오늘도 도장 꾹!"
"잘 보고 갑니다. 제 블로그에도 답방 와주세요!"
"광고 클1릭! 10분 대1기 하고 갑니다."
"와 정말 도움 되는 내용이에요!"
"날씨가 추워졌습니다. (더워졌습니다) 건강 유의하세요~!"
이런 패턴들의 댓글들은 아마 안 본 사람 찾기가 더 어려울 겁니다. 대부분 본 댓글 패턴이죠? 심각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No입니다. 댓글 단다고 방문자가 늘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아 물론 댓글을 남긴 그 블로그에서 누군가 타고 들어오는 경우는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그 숫자가 드라마틱하지는 않습니다. 지극히 적어요. 그러면 이런 무의미한 댓글 품앗이를 대체 왜 하는 걸까요?
지금의 티스토리는 초대장 시스템이 없어진 데다 애드센스가 네이버 블로그의 애드포스트보다 수익이 더 좋다는 소문이 많이 퍼졌습니다. 그래서 네이버 블로그를 이용하는 분들이 티스토리로 많이 넘어왔으며 넘어오는 중입니다. 이분들은 평소 네이버 블로그 운영하는 습관을 그대로 티스토리에서 사용하고 있는 중입니다. 티스토리보다 더 심각한 게 네이버 블로그죠. 심각합니다. 이 잘못된 습관이 티스토리 생태계를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던 시절에 티스토리에 대한 플랫폼의 세계에 들어오기로 마음먹었던 여러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전문성"이 느껴지는 글들 때문이었습니다. IT 카테고리를 좋아하다 보니 이것저것 찾다 보면 티스토리 글들이 꽤 많이 검색이 되었고 클릭해서 들어가면 양질의 글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티스토리를 운영하시는 분들은 모두 전문성을 갖춘 콘텐츠가 최소 하나씩은 있구나 싶었고 그 멋진 모습에 매료되어 저 역시 티스토리로 입문하게 된 게 큰 이유입니다.
그런데 티스토리가 점점 네이버 블로그처럼 변질되고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현주소, 어떻습니까? 거의 광고가 난무하고 있지 않나요? 광고 아니면 체험단이 대부분입니다. 보기 좋나요? 이제 일반 사람들도 네이버 블로그는 광고 투성이라는 거 다 압니다. 이런 인식을 누가 만들었을까요? 블로그 운영자들이 그렇게 만든 겁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돈 되는 걸 쫒다 이렇게 된 것입니다. 지금 저들은 애드센스라는 돈 냄새를 맡고 티스토리로 많이 넘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티스토리라고 안전할까요? 아니요. 저는 티스토리도 신뢰도를 잃게 될 거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절대로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되지만 지금 그렇게 변해가고 있어요. 그러니 댓글 품앗이도 당장 멈춰주시고 품앗이 관리할 시간에 글 퀄리티를 높이고 어떻게 해야 좋은 콘텐츠를 만들까를 연구하시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작년 2023년 6월부터 시행된 티스토리의 자체 애드센스 광고로 인해 저의 수익은 60% 이상 증발했습니다. 방금 전에도 이야기했듯 티스토리가 변질되면서 양질의 콘텐츠보다 그저 방문자수를 올리기 위한 글들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플랫폼의 품질이며 인식이 많이 떨어졌다고 봅니다. 사용자는 늘었지만 품질이 떨어졌어요. 급격이 늘어난 유저들로 인해 티스토리 측도 서버 운영비가 필요했겠지요. 근데 티스토리팀도 좀 유감인 게 이걸 유저들과 좀 대화 좀 하고 결정해도 될 것 같았는데 독단적으로 자체 애드센스라는 광고를 강제로 송출하는 방법을 생각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효과로 인해서 오로지 애드센스 수익만을 위해 저질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사용자들은 아마 대다수 티스토리를 떠났을 겁니다. 실제로 워드프레스 사용자가 부쩍 늘었어요. 구글 블로그도 마찬가지고요. 저 역시 구글 블로그도 동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멀었습니다. 지금도 댓글 품앗이는 계속 달리고 있거든요. 이런 엿같은 현상을 티스토리팀에서도 인지를 했는지 얼마 전에 스팸 댓글은 휴지통으로 알아서 빠지는 기능이 업데이트되었죠? 하지만 기왕 업데이트하려면 아예 스팸 댓글 3회 이상 빠진 사용자는 영구 정지를 먹이는 기능까지 넣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개인 바람입니다.
티스토리 초대장 시스템이 다시 도입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솔직히 아무나 쉽게 시작하면 그중에서도 물을 흐리는 사람들도 분명 손을 대기 시작할 것이고 그런 사람들이 늘어나면 당연히 수질은 나빠질 수밖에 없는 건 뻔한 결과가 아닐까요? 혹시 이 글을 보시고 "아니, 나는 똑바로 운영하고 있는데?!" 하고 괜히 욱하는 마음이 생기시는 분들은 없었으면 합니다. 그런 사람이 가장 의심스럽습니다. 편의점 CCTV를 의식하는 건 오로지 도둑뿐이라는 걸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티스토리뿐만 아니라 모든 블로그가 댓글 품앗이라는 게 결코 필요 없습니다. 유튜버들끼리 서로 댓글 남기는 그것과는 레벨이 다른 상황입니다. 인지도 있는 유튜버들끼리의 댓글 남기기는 친분 과시 혹은 상호 간 윈윈 하는 그런 느낌이 강합니다. 티스토리 댓글 품앗이는 전~혀 아닌 거 아마 방문하시는 분들도 아실 겁니다. 누가 봐도 사심이 가득하며 진실된 댓글도 아니라는 거 잘 알 겁니다. 우리 이러지 말자고요. 여러분들 티스토리 육성하는데 1도 도움 안 됩니다. 그저 묵묵히 본인이 작성하고 싶은 양질의 글만 열심히 집필하시면 됩니다. 블로그는 그게 다예요. 타인의 블로그에 방문해서 댓글을 억지로 남기는 그런 수고는 더 이상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