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에 아고라(Agora)로 불리는 광장에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드는 곳이었다. 아고라는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이면서 동시에 시민들에게 생활 중심지로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교류공간이었다. 위대한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나 플라톤도 아고라 공간에서 자기 철학과 사상을 부르짖었다. 때로는 다른 사상가들과 격렬한 토론을 통해 학문적 깊이를 만들며 시민 여론까지 형성했다.
당시 유명한 정치가, 사상가, 철학자는 대중을 설득하는 능력을 갖춘 웅변가였다. 웅변에 능수능란한 사상가가 나타나면 이를 보기 위해 수많은 대중이 대거 몰렸다. 거침없는 연설은 광장에 모인 대중에게 박수와 탄성을 자아냈다. 그야말로 사람들 마음을 휘어잡으며 인기를 독차지했다. 이렇듯 자기주장을 잘 펼치는 연설 능력이 곧 정치력이면서 생명력이었다. 당시 연설이나 토론을 잘하기 위한 학문을 수사학이라 불리며 가장 주목받는 학문이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제자이며, 위대한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의 스승으로 유명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현대 서양 철학이 포괄적인 체계를 갖추는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는 수사학을 “어떤 주어진 상황에서든 활용할 수 있는 설득의 수단을 찾는 능력”이라고 불렀다. 과거 수사학에서 논설문의 핵심인 '설득'을 찾을 수 있다. ‘설득’이란 내가 하는 이야기를 상대편이 따르도록 여러 가지로 깨우쳐 말한다는 뜻이다.
논설문은 글을 읽는 사람을 설득하는 과정이 같아서 설득문과 같은 말이다. 설득문은 자기주장을 여러 가지 근거를 끌어와서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글이다. 주관적인 자기주장에서 시작한 글이 결론에 이르면 읽는 사람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이러한 목적과 동기를 가진 글이 연설문, 성명서, 발표문, 스피치 등이 '설득문', 즉 논설문에 속한다.
'아테네 학당(Scuola di Atene)' 라파엘로 그림_픽사베이
실제 사례. 스피치 잘 쓰는 방법
스피치(Speech)를 사전에 찾으면, ‘어떤 목적을 가지고 다수 청중에게 자기 의견이나 주장을 공식적 말하기’라고 설명한다. 쉽게 ‘말하기’ 또는 ‘말하는 능력’을 뜻한다. 우리말로 바꾸면 연설문(演說文)에 가깝다.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하기란 누구나 부담스럽다. 학창 시절 과제 발표부터 직장인이라면 프레젠테이션 경험 한두 번 정도는 기본이다. 하지만 여러 사람 앞에서 당당하고 조리 있게 말하기가 쉽지 않다. 각종 설명회나 보고회 등 직장에서 언제든 마주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발표문 또는 연설문 작성 방법은 익혀둬야 안심하겠다.
연설문이나 발표문은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기 위해 미리 작성한 글이다. 수많은 대중 앞에서 거침없이 술술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실 방송에서 유명인사들의 유려한 말솜씨는 미리 연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리 대본을 작성해서 사전에 연습을 몇 차례 진행한다. 연설문 역시 미리 작성해서 몇 차례 연습을 마치면 발표에 자신이 생긴다.
모름지기 연설이란 편안한 인사로 시작한다. 눈길을 끄는 사례로 이야기를 출발한다. 연설을 시작한 이유나 계기를 이야기한다. 가능한 쉬운 단어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렇게 하나씩 챙겨서 말한다.
공식 석상에서 발표할 때 반드시 점검할 사항이 있다.
첫째, 소요시간이다. 몇 분 정도 걸리는 발표인지 시간 확인이 필요하다. 만약 경쟁 입찰 PT 상황이라면 제한시간에 꼭 맞춰야 한다.
둘째, 청중 규모와 장소다. 몇 명정도 모이는 자리인지 확인한다. 연설문, 글을 쓰는 일인데 뭐가 중요하냐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청중 5명 모이는 자리와 500명 모이는 자리에 따라 연설문 내용과 분위기가 달라진다.
셋째, 리허설을 거친다. 발표 전에 몇 차례 연습을 거친다. 가능한 큰 글씨로 적힌 연설문 종이를 들고 큰 목소리로 수차례 읽는다. 반복해서 말하다 보면 머릿속에 내용 전체가 저절로 들어온다.
연설문에 들어갈 작성 항목을 점검한다. 도입-본론-마무리, 3개 영역으로 나눈다. 도입은 청중에 대한 인사말이나 자기소개로 출발한다. 개인적 경험, 연설 계기, 전체 요약 등으로 첫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어서 본론으로 들어간다. 메시지가 3개 넘지 않아야 좋다. 마무리에서 핵심 내용을 다시 강조하고 전체를 간단하게 줄인다. 인상적인 문구로 가져와서 여운을 남기면 마무리로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