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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겠다

50대 부부

by 문학소녀

결혼생활 25년

연애기간 2년

도합 27년

나만 그런가? 애들 있을 땐

시끌벅적 심심하진 않았는데..


애들 둘 다 없으니 쓸쓸하네

퇴근하고 귀가하면 애아빤 말없이

핸드폰만 보고

난 티브이 보거나 책 읽고

거의 말없이 지낸다고 해야 하나!


저녁 먹고 늦게 귀가 한 날엔

들어오자마자 자기 바쁘고


저녁 안 먹고 들어 와도 언젠가부터

저녁 차려달란 말없이 혼자 간단히

라면 끓여 먹던가,

알아서 먹겠다는 남편

몸은 편한데 마음은 허전한 게, 뭔가

앙고 빠진 팥빵 느낌이랄까?


나 혼자 맛난 거 먹겠다고 밥 할 일도

없고 빨래도 둘이 사니 거의 뭐

일주일에 2번 정도 빨고

집 어지를 사람도 없고 진짜 살기는

편해졌는데 분명...


어제 남편이 갑자기 티브이 보다가

"우리 오래간만에 여행 갈래?"

애아빠는 우리 둘이 여행 가는 거

안 좋아한다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란다"

"어이없음"


꼭 여행에 아이들이랑 같이 가는

사람이다.

둘이 가면 큰일 나는 줄..

가끔 친구내외랑 같이 가는 여행

은 있어도 단둘이 여행 간 적은 내

삶에 한 번도 없었단 사실


오죽하면 내가

"자긴 나 싫어하는 거 아냐 어떻게

둘이 여행 가는 걸 안 좋아하니?"


"둘이 가면 심심하잖아"


시골에서 7남매로 대가족으로 살아

와서 그런지 사람이 많이 왕래하는 게

좋다는 남편


친구이건 가족이건 함께 여행 가는 것

도 좋지만 둘이 가끔 여행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나


우린 서로 천생연분은 아닌 걸로 ㅋㅋ

뭐 하나 맞는 구석이 없다


"우리 둘이?"

"편한 친구들 팀짜 같이 가자 하자"

"그럼 그렇지 그래도 여행은 좋으니까"

"어디 갈 건데.."

"너 가고 싶은 데로"


그나마, 이거라도 내 맘에 드니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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