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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못하면 반장 하지 말라는 법이 있나요?"

어른의 자격

by 문학소녀

큰아이 중학교 2학년 때 있었던

일이다.

새 학기가 일주일정도 지나고 학급

임원선거가 있었던 날


친구들이 우리 아이를 추천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아이도 몇 명 더 후보에

있었다.



참고로 우리 아이는 공부는 못했다.

운동 좋아하고 노래를 좀 잘 부르

는 남학생정도


내 아들이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인물이 나쁘진 않은 편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여자 아이들이 선물해 종종 받아

오고 는 했다.


아이가 조금, 사춘기가 와 건들건들

반항적이긴 했다. 심하진 않았지만...


담임이 남자분이셨는데 내 아이가

성에 안 차셨는지

"학급 반장 뽑는 데 장난하냐?

반의 얼굴인데 공부도 잘하는

녀석이 돼야 너네도 나도 편하지

않겠냐"

하셨다고 한다.


가뜩이나 예민했던 사춘기 아이에게

기름을 부으신 선생님


선생님의 말씀에 우리 아이가 손을

뻔쩍 들었단다.

그리고는

"저 질문 있는데요"

"뭔데.."

"이 학교는 공부 못하면 반장 하지 말

라는 학교 교칙이 있나요? 그러면

보여 주세요 제가 스스로 기권하겠

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이 일제히

"와! 멋있다"

하고 환호성을 질렀다네요

담임은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서는

계속 쓸데없는 소리로 교실 시끄럽게

하지 말라시며 아이를 면박을 주셨답

니다.


그리고도

첫 투표에서 저희 애가 표가 많이 나오

니 담임이 또 한 번 장난으로 투표하는

거 아니라며 다시 투표했는데... 2차

투표에도 저희 애가 표가 많아 반장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담임선생님이 마지막 쐬기를

아이한테 박았답니다.


"이 새끼, 너 내가 지켜본다 제대로 반

장 노릇 못하면 아웃이야" 하고요


아이가 잘못한 걸까요?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전 그 담임선

생님이 어른답지 못하셨다고 생각합

니다.


아이가 반장이 되고

담임 선생님은 사사건건 연대책임이

라고 프레임을 씌우고 제아이가 반장

노릇 똑바로 못 한다고 구박 아닌 구

박을 하였고 몇 달이 지나서야 제가

알게 되었습니다.


아래층 사는 같은 반 엄마왈

"ㅇㅇ, 힘들어서 어째요?"

"왜? 우리 애 뭔 일 있대 애가

도통 말을 안 해서..."

"언니, 몰랐구나! 우리 반에 지각

하는 애들 있을 때마다 담임이 반

장을 애들 관리 못한다고 혼낸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애가.,,

체벌도 하셨다던데..."


어른이 어른답지 못한 처사가 저

역시도 어른이었지만 화가 났습니

다 아이한테 물어보니

진짜 그랬다고 하더군요

"ㅇㅇ 야, 엄마가 학교가 담임선생님 좀

만나볼까?"

"그러지 마 내가 어린애야! 엄마 오면

괜히 나 마마보이라고 놀림 당해"


아이는 더 의젓했습니다 내가 더 속상

해서 그랬지요


그리고 며칠 뒤

"엄마, 나 이제 반장 아니야

담임선생님한테 반장 사임한다고

말씀드렸어"

"왜? 또 혼났어?"

",,,,"

"잘했어 하지 마 그게 뭐가 좋다고"

"내가 반장 안 한다고 해서 담임이

반장을 지정했어 겐 공부 잘하는

애야"


진짜, 맘 같아선 담임 선생님 찾아

가 한바탕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러지 못한 건 아이가 아직

2학년이어서 한 학년을 더 다녀야

했기 때문에 참았습니다


"엄마, 그래도 반 친구들은 다 내

편이다, 다 선생님이 잘못 한 거래

그래도 그런 말 들어서 기분이 다

나쁘지는 않았어"


폭싹 속았어요 드라마를 보며

잘난 금명이 도 애순이 자식이었고

조금 공부는 못하고 사고뭉치였던

은명이도 애순이 자식이었지요


애순이에겐 금명이 가 이쁜 자식이

지만 은명인 늘 아픈 손가락 이었을

겁니다 동명이를 보내며.. 더 마음

덜 써 주게 된 아이였기에...


저도 두 아이를 키웠던 엄마입니다

한 아이는 금명이 같은 아이였고

한 아이는 은명이 같았습니다.


그래도 저에겐 두 녀석 다 눈에 넣

어도 안 아픈 새끼입니다.


아이들은 집에서 보다 학교에서 있

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학교에서 공부도 하고 친구도 사귀

고 사회성도 배워 나갑니다.


저는 학교 선생님들도 아이들에게

상처 주는 행동을 삼가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 한마디에 성

장합니다.


모든 것을 아이들 탓으로 돌리기에

는 우리 어른들은 과연 어른답게 잘

처신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 봤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위해하는 말보다

아이들 자존감을 업되게 해 주는 말

한마디가 사춘기 아이들에게는

더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희 두 아이는 이제 성인이 되었지만

어른도 어른다워야 아이들을 훈계 할

자격이 있다고 여겨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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