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별을 한다는 건

보고픈 희숙씨.

by 문학소녀

이별을 한다는 건

갑작스러운 이별이든

준비된 이별이든

똑같기는 매한가지이다.


떠나가지 않게 붙잡고 싶은

이기적인 남은 자의 마음과는

별개로,

당신이 얼마나 매 순간

힘들고 고통스러워했는지 알기에

우리는 그 사랑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별은 늘 마음이 아프고 시리다.

지는 벚꽃을 보내는 것처럼

벚꽃은 다음을 기약하지만

사랑은 사람은 헤어지면, 이별하면

끝이다.


뒤돌아 보면

분명히 좋았던 기억도 많았을 텐데

자꾸 못해 주었던 것만 기억난다.


착한 사람들은 왜 이리 일찍 가는

걸까??

나는 봄에 벚꽃이 만개하면 막내

형님이 생각난다.


층층이 나이차 많이 나는 형님들 중에

3살 차이 나시던 형님,

그래서 대화도 많이 통하고 신랑이랑

다투고 하면 늘 내편이 되어 주시던

형님


"인영이 같은 애가 어디 있다고 게 마

음 아프게 하니? 나 니 누나 아니고

인영이 언니 하련다"

하시던..


허리디스크로 고생할 때 우리 아이들

포대기로 시골 내려갈 때마다 업어

주시고 명절 때마다 다도 하시는 분

위기 시댁 속에서 저녁에 시내에 데

리고 나가 고생했지! 하며 시원한 생

맥주 한 잔 사 주셨던 형님이셨다.


갑자기 40대에 희귀병을 앓으셔서는

이른 나이 50에 하늘의 별이 되셨다.

결혼 안 한 아들과

결혼은 했지만 첫 아이를 임신한 딸을

남기고...


여자는 출산할 때, 친정어머니가 있고

없고 가 얼마나 큰 건데...

그 마음을 어찌 묻고 가셨을까?


형님도 편찮으시면서 늘 몸 약한 나를

더 챙기시던 형님


큰 수술하고 병원에 3개월 입원했다

퇴원하던 날,

통장에 20만 원을 보내 주시며

"인영아, 퇴원 축하하고 고깃국이라도

끓여 먹어 내 마음이다"

보내주신 문자에 친정 엄마도 울고 나

도 울었다.


다른 형님은 나이차이가 많이 나다

보니 어렵고 그랬는데 늘 친구처럼

친언니처럼 챙김 해 주시던 형님,,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세상이 뒤집힌다는 말처럼


아주버님이, 막내 형님이 하늘나라

가셨을 때 나는 태어나서 그렇게 많

이 울어 본 적이 없었던 듯하다.


봄이 오면

봄에 별이 되신 형님이 그립고


여름이 되면

여름에 여름별이 되신 아주버님이

그립고,


가을이 되면

시어머님과 엄청 애틋한 고부 사이는

아니었지만 늘 내게 희생 아닌 희생으

로 힘들게 하셨던 어머님 이셨지만..

늘 평생을 새벽 예배 다니시며 마지막

까지도


"막내야~ 너네 신앙생활 해라"

하고 바라셨던 어머님이 생각난다.


나에게는 친정 부모님도 살아 계시고

형제자매도 곁에 있고

나는 아직,, 이들과 이별할 마음의

준비마저 안 되어 있는데..


남편은

봄이 되면 ,, 봄에 별이 된

아버님과 누나를 생각하고


여름아 되면.. 여름에 별이 된

둘째 형님이 그리울 테고


가을이 되면.. 가을에 별이 된

어머님이 그리운 사람이다.


부모를 보내고

형제를 보내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나가는

슬픔을 오롯이 마음으로 간직한 사람


며칠 전 꿈에

돌아가신 아버지, 어머니, 형, 누나와

함께 소풍 가는 꿈을 꾸었다고 좋아하는

52세의 남편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뭉클했다..


떠나보내는 이는

떠나서 슬프고


남아 있는 이는

남겨진 사람들이 잘 살아가기를

바라고 가지 않았을까?


오랜만에 조카들과 통화를 했다.


마지막 순간에 내게

"인영아, 가끔 우리 애들 들여다

봐주고 ㅇㅇ 애기 나면 이뻐도

해 주고 "


어릴 때부터 나를 많이도 좋아하고

따르던 조카


"외숙모, 난 외숙모가 제일 좋아"

하더니


"형님, 염려 마세요 우리 조카들

ㅇㅇ 장가갈 때도 힘이 되어 주고

ㅇㅇ 랑도 늘,

형님이 제게 친구 해 주셨듯 저도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으니.."


벚꽃이 오늘따라 더 이쁘다

형님미소처럼...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한결같은 친구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