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픈 희숙씨.
이별을 한다는 건
갑작스러운 이별이든
준비된 이별이든
똑같기는 매한가지이다.
떠나가지 않게 붙잡고 싶은
이기적인 남은 자의 마음과는
별개로,
당신이 얼마나 매 순간
힘들고 고통스러워했는지 알기에
우리는 그 사랑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별은 늘 마음이 아프고 시리다.
지는 벚꽃을 보내는 것처럼
벚꽃은 다음을 기약하지만
사랑은 사람은 헤어지면, 이별하면
끝이다.
뒤돌아 보면
분명히 좋았던 기억도 많았을 텐데
자꾸 못해 주었던 것만 기억난다.
착한 사람들은 왜 이리 일찍 가는
걸까??
나는 봄에 벚꽃이 만개하면 막내
형님이 생각난다.
층층이 나이차 많이 나는 형님들 중에
3살 차이 나시던 형님,
그래서 대화도 많이 통하고 신랑이랑
다투고 하면 늘 내편이 되어 주시던
형님
"인영이 같은 애가 어디 있다고 게 마
음 아프게 하니? 나 니 누나 아니고
인영이 언니 하련다"
하시던..
허리디스크로 고생할 때 우리 아이들
포대기로 시골 내려갈 때마다 업어
주시고 명절 때마다 다도 하시는 분
위기 시댁 속에서 저녁에 시내에 데
리고 나가 고생했지! 하며 시원한 생
맥주 한 잔 사 주셨던 형님이셨다.
갑자기 40대에 희귀병을 앓으셔서는
이른 나이 50에 하늘의 별이 되셨다.
결혼 안 한 아들과
결혼은 했지만 첫 아이를 임신한 딸을
남기고...
여자는 출산할 때, 친정어머니가 있고
없고 가 얼마나 큰 건데...
그 마음을 어찌 묻고 가셨을까?
형님도 편찮으시면서 늘 몸 약한 나를
더 챙기시던 형님
큰 수술하고 병원에 3개월 입원했다
퇴원하던 날,
통장에 20만 원을 보내 주시며
"인영아, 퇴원 축하하고 고깃국이라도
끓여 먹어 내 마음이다"
보내주신 문자에 친정 엄마도 울고 나
도 울었다.
다른 형님은 나이차이가 많이 나다
보니 어렵고 그랬는데 늘 친구처럼
친언니처럼 챙김 해 주시던 형님,,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세상이 뒤집힌다는 말처럼
아주버님이, 막내 형님이 하늘나라
가셨을 때 나는 태어나서 그렇게 많
이 울어 본 적이 없었던 듯하다.
봄이 오면
봄에 별이 되신 형님이 그립고
여름이 되면
여름에 여름별이 되신 아주버님이
그립고,
가을이 되면
시어머님과 엄청 애틋한 고부 사이는
아니었지만 늘 내게 희생 아닌 희생으
로 힘들게 하셨던 어머님 이셨지만..
늘 평생을 새벽 예배 다니시며 마지막
까지도
"막내야~ 너네 신앙생활 해라"
하고 바라셨던 어머님이 생각난다.
나에게는 친정 부모님도 살아 계시고
형제자매도 곁에 있고
나는 아직,, 이들과 이별할 마음의
준비마저 안 되어 있는데..
남편은
봄이 되면 ,, 봄에 별이 된
아버님과 누나를 생각하고
여름아 되면.. 여름에 별이 된
둘째 형님이 그리울 테고
가을이 되면.. 가을에 별이 된
어머님이 그리운 사람이다.
부모를 보내고
형제를 보내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나가는
슬픔을 오롯이 마음으로 간직한 사람
며칠 전 꿈에
돌아가신 아버지, 어머니, 형, 누나와
함께 소풍 가는 꿈을 꾸었다고 좋아하는
52세의 남편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뭉클했다..
떠나보내는 이는
떠나서 슬프고
남아 있는 이는
남겨진 사람들이 잘 살아가기를
바라고 가지 않았을까?
오랜만에 조카들과 통화를 했다.
마지막 순간에 내게
"인영아, 가끔 우리 애들 들여다
봐주고 ㅇㅇ 애기 나면 이뻐도
해 주고 "
어릴 때부터 나를 많이도 좋아하고
따르던 조카
"외숙모, 난 외숙모가 제일 좋아"
하더니
"형님, 염려 마세요 우리 조카들
ㅇㅇ 장가갈 때도 힘이 되어 주고
ㅇㅇ 랑도 늘,
형님이 제게 친구 해 주셨듯 저도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으니.."
벚꽃이 오늘따라 더 이쁘다
형님미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