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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Sep 08. 2019

홍콩 송환법 철회의 뒤에는 미 의회가 있다

이제 희망이 보인다

홍콩 캐리 람 행정 장관의 전격적인 송환법 철회 발표는 전 세계를 놀라게도 하고 안도하게도 하였다. 그리고 그 배경에 대한 추측과 해석도 분분하다. 필자 또한 나름대로의 추측과 해석을 여러분들께 말씀드렸다. 발표 이후에 여러 매체들의 관찰 결과 이번 홍콩 송환법 철폐의 경우 평소와는 다른 현상이 하나 발견되었는데 주관 부서인 중국 연락 판공실(중련반, 中联办), 홍콩 마카오 판공실(강오반, 港澳办)은 물론 중국 외교부 등에서 아무런 논평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관영 매체인 인민일보, 신화사, 환구시보 등에서도 아무런 논평이 나오지 않았다.

케리 람

결국 이들 기관에서 발언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사건이 있고 나서 이삼일 후 부터인데 발언 내용도 매우 짧고 내용이 없는 것이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홍콩 마카오 판공실이나 중국 연락 판공실에서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는 방증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번 홍콩 송환법 철회는 상해방의 의견이 아닌 시진핑 파벌의 의견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하였다. 그런가 하면 일각에서는 그 시기에 왕치산(王岐山)이 광둥 성을 방문하고 있었던 점을 들어 아마도 왕치산이 광동과 홍콩 커넥션을 동원하여 민의를 수렴하고 나서 시진핑 주석과 상의를 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캐리 람 장관이 언론에 나와 송환법의 철회는 순전한 자기 자신의 결정이었다고 해명한 것은 아마도 이러한 의혹에 대한 대답일 것이다. 그러나 캐리 람은 "북경은 자신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라고 하여 사실 상 중국 정부의 결정에 따른 것임을 시사하기도 하였다. 역시 "technically true" 화법으로 이야기하는 듯이 보인다.

Steve Daines 의원과 David Perdue 의원

여기에 대해 미국의 반중 화교 매체인 Epoch Times가 캐리 람의 송환법 철회는 미 의회의 압력 때문이라는 보도를 내놓았다. 지난 9월 3일 미국의 Steve Daines 의원과 David Perdue 의원이 중국을 방문하여 시진핑 주석의 측근들인 전인대 위원장 리잔수(栗战书),전인대 부위원장 왕천(王晨),그리고 미중 무역 협상 대표인 류허(刘鹤) 등과 만났다고 한다. 이들의 중국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 허가를 받아 이루어졌다고 한다.

http://www.epochtimes.com/gb/19/9/5/n11502009.htm

좌로부터 류허 부총리, 리잔수 전인대 위원장, 왕천 부위원장

이들 상원 의원들은 방문 후 기자 발표를 통해 무역 협상에 있어서의 양국 정상들의 노력을 지지하고 미국 노동자 및 농민들의 이익을 제기했다는 등의 일반적인 내용을 방문 결과로써 이야기하였다. 하지만 Epoch Times는 실제로는 이들이 다음을 중국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 의회는 공화 민주 양당이 공동으로 홍콩 시민들의 인권과 민주에 관한 법을 상정할 것이며 이 법안의 내용 중에는 

홍콩 시민을 탄압하는데 가담한 중국 인사 및 가족들의 해외 자산에 대한 조치

홍콩의 자유무역항 지위를 박탈하는 조치

홍콩의 금융 중심 지위를 박탈하는 조치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Epoch Times는 이러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원 의원들은 만나기 어려운 인물인 시진핑 주석의 심복이자 이인자인 리잔수 같은 인물이 이들 상원 의원들을 만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들이 소개하는 내용에 놀란 중국 지도부가 일단 유화책을 쓸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홍콩의 캐리 람 장관에게 연락, 다음 날인 4일에 범죄자 송환법 철회 발표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buuEpOcHe0Q&t=19s


그리고 이들 상원 의원들이 중국을 방문하게 된 동기를 이해하게 하는 기사 보도가 있었다. (정보를 알려 주신 자밀사룸 님에게 감사한다) 사실 익숙하지 않은 매체이기 때문에 기사 신뢰도에 대한 평가는 어렵지만 상당히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홍콩의 친중 정치인들이 미국의 몬타나 주 정치인들을 방문하여 현재 미 양당이 추진 중인 홍콩 시민들의 인권과 민주에 관한 법 입법 활동을 중지해 달라는 로비를 했다는 것이다. 

https://www.thedailybeast.com/hong-kong-officials-met-with-us-lawmakers-about-punishing-china/?via=FB_Page&source=TDB&fbclid=IwAR0LXHpauynycxJcgVJ0T5kOdZKoROo3hLhLfjGsIdoEErc6YcfPvu-u8Rs

이 기사에서 나열하고 있는  미 측 인사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상원 의원 Steve Daines (공화당, 몬타나 주)

하원 의원 Greg Gianforte (공화당, 몬타나 주), Hank Johnson (민주당, 조지아 주), Thomas Suozzi (민주당, 뉴욕 주)

The Maureen and Mike Mansfield Foundation(아시아 정책 비영리 기관)

Hank Johnson, Greg Gianforte, Thomas Suozzi

이 Steve Daines 상원 위원이 홍콩 친중 인사들의 방문을 받고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기는커녕 분기탱천하여 민주당의 동급 상원 위원인 David Perdue을 대응하여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언제라도 무력 진압을 하려 했을 것으로 보인다. 널리 매체에 알려진 바와 같이 홍콩의 인접 도시인 선전에 대규모의 무장 경찰 및 해방군 병력을 집결시키고 연일 훈련을 했을 뿐만 아니라 병력 교대의 명분으로 상당 규모의 병력이 홍콩에 들어가기도 하였다.

군사 전문 정보지인 세퍼드가 보도한 심야 병력 이동

여기에 군사 전문 정보지인 세퍼드에서는 지난 8월 28일에 비밀리에 중국이 별력과 물자를 홍콩에 반입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하였다. 결국 홍콩의 사태는 파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던 셈이다.

https://www.shephardmedia.com/news/defence-notes/mysterious-ship-offloads-military-cargo-hong-kong/


Epoch Times는 류허 부총리가 미국에 무역 협상단을 보내기로 통보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타난 일이 아니겠는가 하고 추측하고 있다. 하기는 중국 공산당으로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번 10월 1일의 국경절에 문제가 나서는 안될 것이다. 이번 국경절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중국 공산당의 위대함과 지도부의 건재함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군사 퍼레이드도 건국 이래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하며 당일 날씨 관리를 위하여 이미 베이징 반경 500km 이내의 공장들은 모두 조업을 중단하게 되었다고 한다. 며칠 전 거리에서 만난 택시 기사는 고향이 허베이 한단(邯郸)인데 한단에서도 공장 조업이 중단되고 있다고 한다. 한단은 베이징으로부터 400km 이상되는 거리이다. 500km 이내라는 것이 과장이 아닌 모양이다. 


홍콩 사태는 결코 단기적으로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홍콩 사태의 큰 특징은 특정 소수 그룹이 주도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촛불 시위처럼 말이다. 그러니 중국 정부나 홍콩 정부가 몇 사람을 구속하고 체포하던 진압되지 않을 것이다. 이미 구속된 사람이 천 명을 넘었다. 필자는 관련 유튜브에서 홍콩 사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함을 피력한 바 있다. 바로 목적의 정립, 수단의 수립, 그리고 자원의 확보이다. 이중 목적에 대해서는 홍콩 시위대가 5대 요구 사항을 내는 등 구체화고 있지만 어떻게 민주화를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 전술은 사실 분명치 않았다. 그리고 자원의 확보도 여의치 않았다. 최근 죠수아 웡이 타이완을 방문하여 지원과 지지를 요청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이해가 된다.


생각지도 않게 방법을 구체화하고 힘을 내기 시작한 것이 미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 사태에 대해 여태껏 한 번도 중국을 비난하거나 미국의 개입을 시사한 적이 없다. '인도적으로' 그리고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바란다고 한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미중 무역 협상의 원만한 타결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며 또 경우에 따라서는 홍콩에 대한 관세 부가 등 경제적 제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홍콩 사람들에게는 다행하게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소극적 태도를 본 의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하였다. 대 중국 강경 태도는 의원들에게 있어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던 싫어하던 관계없고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도 있으며 선거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미국답게 목적 달성 방법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도 더욱 중요한 포인트이다.

홍콩 시위대들은 이제 "BE WATER"를 외치고 있다.  이소룡이 당년 무술의 원리로써 한 말이지만 지금 홍콩 시민들에게 어떻게 중국과 대항하여 투쟁할 것인가를 알려주는 가이드가 되었다. 형태와 방법을 조건과 환경에 따라 수시로 자유롭게 변화시키면서 대응한다는 것이다. 이를 보면 홍콩의 민주화 운동은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미국의 의회가 나서서 구체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미국의 의회의 뒤에는 미국의 민중들이 있다. 결국 민주는 민중이 쟁취하는 것, 홍콩 시민들이 포기하지 않고 민주화를 계속 추진하는 한 홍콩의 희망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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