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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Nov 18. 2019

중국 흑사병 발생

매년 중국에서는 괴질이 발생한다

이제는 지구 상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페스트가 중국에 나타났다. 이 소식은 순식간에 지구를 돌았고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보도하는 뉴스가 되었다. 필자처럼 베이징에 사는 사람이나 중국에 사는 교민들은 경악할 따름이다. 가장 첫 뉴스는 베이징의 차오양 병원(朝阳医院)에 페스트 환자가 확진되었다는 소문으로 시작된 것이고 이 차오양 병원은 우리 교민들이 많이 사는 왕징 지역에 있기 때문에 더욱 흉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베이징의 차오양 병원(朝阳医院)

이 뉴스는 후에 진실로 밝혀졌지만 처음부터 중국 당국이 알린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당국이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상태에서 차오양 병원의 수상한 동태가 포착되고 병원이 격리되자 유언비어가 사방으로 확대되었던 것이다. 먼저 미국의 화교권 매체에서 베이징에 페스트가 출현했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11월 13일 미국의 뉴욕 타임스에서 중국에서 페스트가 발병했음을 알리는 보도가 나왔다.

https://www.nytimes.com/2019/11/13/world/asia/plague-china-pneumonic.html 

이번 페스트 발생한 네이멍구 林郭勒盟苏尼特左旗某 촌

그러자 11월 16일에는 중국 정부가 네이멍구 환자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호전되고 있으나 다른 한 사람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데 위중하다고 발표했다. 이어서 베이징 시 위생건강위원회는 17일 네이멍구 자치구 시린궈러멍이(锡林郭勒盟一)에서 온 두 사람의 환자 모두 11월 12일 폐 페스트 확진을 받았다고 밝혔다. 베이징 시 정부는 권위 있는 전문가들로 의료 구조 전문가 팀을 구성하고 적극적으로 대처 작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리고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을 베이징에 와서 회진에 합류하도록 요청했다고 한다.

11월 17일 네이멍구 자치구 위생건강위원회는 역시 시린궈러멍이의 채석장에서 일하는 한 55세 남성 환자가 선 페스트(Bubonic plague)라고 발표하였다. 채석장에서 일하는 그는 전날인 16일 우란차부(乌兰察布) 시 화더(化德) 현에서 전문가에 의해 선 페스트로 진단받았다고 한다. 그는 11월 5일 채석장에서 야생 토끼를 잡아먹었다고 하는데 11월 12일에 확진된 두 사례와의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직접 접촉자 28명은 모두 격리 관찰되고 있는데 아직까지 이상은 없다고 한다. 중국 CDC에 의하면 페스트는 선 페스트, 폐 페스트, 패혈 페스트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중 선 페스트가 주로 발생한다고 한다.

내몽골 베이징 디탄 병원 제2 차 전염병 담당 의사 장롱멍 (蒋荣猛)

내몽골 베이징 디탄 병원 제2 차 전염병 담당 의사 장롱멍 (蒋荣猛)은 전염병에 감염된 두 명의 환자는 8 월 중순에 4 차례 동물 모니터링을 거쳤는 바 페스트 균주가 12종 발견되었고 2 명의 환자도 스스로 설치류 방제를 시행하였는데 이들이 쥐의 시체에 직접 접촉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16 일에 의료 전문가 "호흡 협회 (Respiratory Society)"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윈난 성의 CDC(질병통제센터) 주임 송즈종(宋志忠)은 《中国新闻周刊》에 글을 써서 중국의 질병 통제 체제는 완벽하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밝혔다.

윈난 성의 CDC(질병통제센터) 주임 송즈종(宋志忠)

http://baijiahao.baidu.com/s?id=1650445616443897020&wfr=spider&for=pc


중국에는 현재 12종의 페스트 자연 발생지가 있으며 19개 성에 걸쳐 286개 현, 면적으로는 115평방 ㎢에 달한다. 주로 시장(티베트)과 칭하이 지역이며 기타 지역도 마찬가지로 인구 밀도가 매우 엷은 지역이라고 한다. 칭하이성 CDC에 의하면 50년대에서 90년대까지는 지역의 페스트 발병이 완만하게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2000년 이후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그리고 주로 화교 매체들을 통하여 중국의 페스트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 나가고 있어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 거주 중국인으로 짐작되는 한 유튜버는 페스트가 이미 깐수 성으로 확산되었다고 전했다.(https://www.youtube.com/watch?v=Ayi4_wxTtRo&t=1554s) 화교 매체 중 하나인 아폴로 뉴스도 베이징 대학 의과 대학 교수의 말이라며 이들 환자들은 네이멍구에서 칭하이 성, 깐수 성 등을 통과하여 베이징까지 왔으며 이들 3개 성에는 이미 페스트 환자들이 발생했으므로 정보 공개를 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고 전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D9mT22RwZc)


그런데 중국에서의 페스트 발병이 중국 정부가 말한 것처럼 인구 밀도가 희박한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이미 7년 전에 인구가 1억이 넘는 쓰촨 성에서 페스트가 발병했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https://www.youtube.com/watch?v=uj4g4S6oVh0) 금년 들어서 약 6개월 전에도 이미 네이멍구에서 페스트가 발병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lBnqOgB7GM) 6년 전 2012년에도 페스트 발생 의혹이 있다(https://www.youtube.com/watch?v=uj4g4S6oVh0&t=2s)

 

필자가 조사한 바로는 중국에서는 페스트가 멸절되지 않았으며 2, 3 년 간격으로 발생하고 있었다고 한다. 중국의 新京报의 보도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중국에서 발생한 페스트는 다음과 같다. 2017년, 2014년, 2012년, 2010년, 2009년 페스트가 발병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발병자, 사망자 없음

2017년, 발병자 1, 사망자 1

2016년, 발병자 1, 사망자 0

2015년, 발병자 0,사망자 0

2014년, 발병자 3,사망자 3

2013년,발병자 0,사망자 0

2012년,발병자 1,사망자 1

2011년,발병자 1,사망자 1

2010년,발병자 7,사망자 2

2009년,발병자 12,사망자 3

http://www.bjnews.com.cn/news/2019/11/12/649048.html


이번 페스트 발병 상황과 유사한 경험인 SARS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책 경험은 중국 정부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의 창궐을 막아내는 등 인류의 질병 대처에 큰 공헌을 하게 되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이번 페스트에 대한 중국 당국의 대처는 과거 SARS와는 너무나 다르다. 


우선 정보 공개를 하지 않고 어떻게든 정보를 통제하려 하는 경향이 보인다. 물론 유언비어가 많이 떠도는 것도 사실로 보인다. 필자가 인터넷 상에서 입수한 여러 유튜버들의 동영상 중에는 다른 사람이 입던 옷을 입고 페스트에 감염되었다던가 네이멍구 일부 지역에서는 두더지 같은 설치류를 날로 먹으면 몸에 좋다는 풍습이 있어 페스트에 걸렸을 것이라는 등 실로 믿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많았다.

 

과거 SARS 시절로 돌아가 보자. 당시 홍콩에서 SARS가 발생하여 홍콩 사람들이 패닉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조류 바이러스와 관계가 있다고 밝혀지자 홍콩의 가금류는 대부분 중국 광둥 성에서 들여오는 것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광둥 성이 SARS의 근원지로 의문시되었다. 그래서 언론 매체들이 광둥 성 위생청장을 인터뷰하여 SARS 병원균이 광둥 성에서 전래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하자 당시 위생청장은 별 일 아닌데 왜 떠드냐며 역정을 내었다.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에 대하여 관할 기관장이 이런 발언을 하자 홍콩 언론은 격노했다. 결국 광둥 성 위생청장은 사직했고 SARS는 중국 대륙에 급속도로 전파되면서 중국 정부가 국가적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력 대응하게 된다. 그리고 수년간에 걸친 SARS 연구 후 중국 정부는 최근 SARS의 병원균을 위난 성의 한 동굴 안에 있는 일군의 박쥐들에게서 찾았다는 발표를 하게 된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광둥 성 위생청장 발언 당시 광둥 성 위생청장은 억울했을 것이다. 일반인들에게 안 알려져서 그렇지 사실 중국에서는 매년 병명조차 알 수 없는 괴질이 수십 건 발생하여 수천 명씩 사망하고 있었던 것이다. 원인도 알 수 없기에 조치도 할 수 없다.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격리뿐이고 그리고 어느 정도 사람들이 죽고 나면 당연히 질병은 가라앉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괴질은 주로 광동, 복건, 사천 등 남방 지역에서 주로 일어난다. 당시 광둥 성에서만 매년 7, 8개의 괴질이 발생했고 수백 명이 사망하고 있었으므로 공동성 위생청장 입장에서는 홍콩에서 열 몇 명 죽었다고 찾아와서 따지듯이 묻는 기자들에게 짜증이 났었던 것이 아닐까? 이 내용은 필자가 당시 중국 위생부 간부들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이다. 당시 필자는 사업 때문에 베이징과 산시 성을 방문했었는데 영업을 하는 음식점도 매우 적고 산시 성 타이위안 같은 경우는 전 도시에 영업을 하는 음식점이 하나밖에 없었다. 현지 사람들은 농담으로 SARS가 창궐하자 남편들이 매일 일찍 집에 와서 부부간의 금슬이 좋아졌다며 아줌마들이 그냥 SARS가 지속되었으면 한다고 웃기도 한 기억이 난다.


지금 베이징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정부 당국의 말을 믿지 못하는 시민들은 전염을 걱정하여 병원에 가지 않고 있다. 덕분에 언제나 인산인해를 이루던 베이징의 병원들이 한산해졌다. 필자도 병원을 한 곳 방문하였는데 텅텅 비어 있었다. 반면 이러한 사람들을 딱하게 여기며 중국 정부의 말을 믿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물론 중국 정부가 진실을 말하고 있으며 페스트의 확산을 막아내는 데 성공하면 이러한 시민들의 반응은 모두 기우로서 치부될 것이다.

타이완의 한 의사는 페스트가 과거에는 치명적이었을지 모르나 현대에 와서는 그렇지도 않다고 한다. 충분한 비타민만 섭취해도 감염이 잘 안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정보를 막고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이 질병의 확산을 초래할 수 있다며 중국 당국의 보다 투명한 정보 공개를 촉구하기도 하였다.  


미국 화교 매체인 NTD TV는 중국 정부가 정보를 막고 숨기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페스트와 관련하여 정부 발표를 제외한 모든 내용을 인터넷에서 막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차오양 의원의 환자도 이미 다른 곳으로 이송되었다고 한다. 


차오양 구 정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페스트는 신속하게 발병 및 전염이 되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30%에서 100%에 이른다고 한다. 잠복기는 대체로 1일에서 6일이나 경우에 따라 8일에서 9일 정도 잠복하기도 한다고 한다. 


중국 최대 방문 여행자 수를 보이고 있는 것이 한국이다. 이미 베이징의 페스트 발병은 남의 일이 아니다. 돼지 아프리카 열병도 시간이 지나자 한국까지 들어오지 않았는가? 만사 불여튼튼이다. 당국이 최선을 다하리라 믿으며 우리 각자도 최대한 조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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