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사태가 전 세계를 강타하였을 때 우리는 각 국 정부의 진정한 실력을 알 수 있게 되었다. 흔들어 보지 않으면 내용물을 짐작할 수 없는 것일까? 미국 엘리뜨의 본산인 하바드 비즈니스 스쿨은 역시 남 달랐다. 먼저 코로나 19를 겪으며 위기를 헤쳐나간 중국 기업들을 분석하고 어떻게 이런 위기를 헤쳐 나갈지 드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기업 경쟁력은 어떤 것이 될지를 조사한 것이다!
필자는 오랜 기간 중국에서 살고 있고 중국에 대해서는 '과연!'하고 감탄하는 부분과 '세상에!'라며 혀를 차는 두 가지를 모두 경험해 왔다. 불행하게도 필자가 대하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이중 어느 한쪽만을 인정하는 것 같다. 위대한 가능성의 중국을 보던가 아니면 인류가 저지를 수 있는 죄악은 모두 저지르는 중국 말이다.
이런 와중에 중국과 마치 당장이라도 전쟁을 할 것만 같은 미국, 그리고 자타 공인하는 글로벌 1위의 초강대국인 미국에서 가장 우월감에 빠질 수 있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이런 조사를 하고 배운다는 것에서 어떤 전율을 느낀다. 동시에 이와 같은 행동을 한국인들에게 촉구하던 나라는 사람은 어떤 좌절감 같은 것을 느끼기도 한다.
각설하고 이들이 이번 코로나 사태에 대하여 어떤 조사를 하였고 어떤 의미를 깨우쳤는지 우리도 어깨너머로 한번 들여다보자. 필자가 참고하고 있는 글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하바드가 수행한 조사는 중국 기업들이 어떻게 코로나 19의 위기 상황을 극복했는가에 대하여 350여 명의 중역들에게 설문 조사를 수행하였고 이들 중 20여 명에 대해 심층 인터뷰를 한 결과이다. 이 회사들은 중국 정부의 국유 기업에서부터 다국적 기업, 그리고 민간 기업을 모두 포함한다. 이들이 성공한 원인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혁신을 도입할 수 있게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였다.
- 참신한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하였다.
- 새로 일어난 전에는 인지하지 못했던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하여 솔루션들을 조합하였다.
- 새로운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처리 방법을 개발하였다
- 내부 역량을 모으는 모델을 재정의하였다.
사실 보고 나면 별 것 아니다. 언제나 교과서에서 하는 말들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다. 수백 명이 물에 빠져 죽어가고 있어도 그냥 교통사고를 어떡하란 말이냐 라는 사람들, 구조용 헬리콥터를 기수를 돌려 높은 사람 시찰할 수 있도록 오라고 하는 사람들이 언제나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바드 팀은 이 조사에서 다음의 11가지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우리도 최소한 참고라도 해보자.
이번 위기 극복에 성공한 기업들은 모두 상황 정보를 퇴대한 투명하게 자주, 그리고 모든 조직 수준에 전달했다고 한다. 이를테면 우리 질병본부가 숨김없이 코로나 상황을 공개하여 국민의 신임을 산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로 위기가 닥칠 때 투명하게 위기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알려야 하는 것이리라.
실제로 이들 회사 중 하나는 CEO 및 최고 임원들이 "앞으로 3개월 내에 생존 방법을 찾지 못하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라며 소통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 회사들이 소통한 방법은 “walk the walk and talk the talk.”이었다고 한다. 적어도 가만히 앉아서 "좋은 의견 있으면 내도록 해"는 아니었던 것이다.
이들 기업의 경영진들은 질병으로 인해서 대면 소통의 기회는 줄어들었지만 보다 사적인 소통을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이때 동원된 호상 회의가 정상 복구된 후에도 정규 회의로 대체된 것을 보고 하바드 팀은 놀랐다고 한다.
이번 판데믹은 문자 그대로 하룻밤 사이에 디지털화를 요구하는 상황이었다. 예를 들어 신동방 그룹(新东方) 같은 경우 중국 최대의 사설 학습 기업이다. 이들은 2년 동안 백만 명이 넘는 수가 수강생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강의를 듣도록 유도해 오고 있었지만 큰 진전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펜데믹으로 일거에 전제 사업 모델을 온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하바드의 조사에서 판데믹 이후 상황에서 중간 관리자들의 역할은 대폭 감소되었다고 한다. 사실 경영진의 의사결정과 실무자의 집행 능력의 사이에서 단순한 전달자나 관리자 역할을 하는 중간 계급은 비대면 운영 체계에서는 그 역할이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핑안 보험(平安保险)은 IT를 이용하여 "경험 기반 관리"로부터 "데이터 기반 관리"로 관리 체계를 개편하였다. 이에 따라 인력 구조는 중간 관리층이 대폭 줄어들고 이들을 프런트의 고객 대응 조직 쪽으로 강화하는 이른바 아령형 구조의 조직으로 전환한 것이다. 핑안 보험은 펜데믹에도 불구하고 2020년 4월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였다.
이렇게 고위직은 보다 전략적이고 정책적인 업무 쪽으로 심화되고 반면 프로트에서는 보다 많은 권한을 위임받아 현장 대응력 및 융통성을 높이는 것이다. 또 다른 한 예로서 유제품 회사인 이리(伊利)는 현장 관리자들에게 예기치 않은 상황에 대한 권한을 모두 내려줌으로써 이들이 팬데믹으로 인한 여러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전보다도 더 효과적인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조직 혁신은 근본적으로 관료주의를 배제하여 협동과 집행력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고객, 공급자, 정부, 심지어 경쟁자와도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도모한다. 환시 미디어(欢喜传媒集团有限公司)의 경우 춘절에 개종한 Lost in Russia가 영화관 폐쇄로 참패하였다. 이들은 24 시간 내에 Bytedance와 합의하여 Bytedance의 서비스인 TIK TOK 등을 통해 컨텐트를 제공하여 2일 동안 6억 뷰, 91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하바드는 문제 해결을 위하여 기존의 조직 질서와 관계없이 해결팀을 조직해 내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에 주목을 했다. Trip.com의 경우 한꺼번에 수백만의 고객들이 관관 상품 취소를 해오는 것에 대응하여 IT팀은 one click으로 취소를 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하고, 업무 팀은 전 세계의 파트너들과 표준 취소 조건을 만들고 홍보 팀은 최신의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재무팀은 환불을 해 주는 비상 체계를 가동, 온라인 관광 업계 최고의 명성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번 팬데믹이 있기 전까지 중국에서 원격 근무의 습관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기업이 이를 실행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인 Bosch의 경우도 원격 또는 재택근무 체계 정립을 위하여 매니저들을 훈련하고 있다. 결국 원격 근무가 제대로 된 정규적인 업무 방식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것이다.
출장과 소통이 대폭 줄어든 상태에서 많은 최고 간부들이 직원들의 평생 교육과 마음 관리에 노력을 한다고 말한다. 신동방 그룹의 CEO와 최고 간부들은 사내 온라인 교육을 통해 그들의 경험을 직접 직원들에게 전달하였다고 한다.
또한 이번 팬데믹은 위기 상황에서 중간 관리자 또는 고위 관리자들이 어떻게 예측하고 대응하는지를 관찰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단순히 업무 통계를 보고하는 차원과는 달리 급변하고 예측이 어려운 상황의 변화에 어떤 해석과 대응책을 내놓는지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며 미래의 리더십 감인지를 판단할 수 있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우리가 이론적으로는 '자원자'의 동기가 남다르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실제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를 수 있다. 그러나 사회적 영향이 큰 상황 하에서 '자원'의 의미는 더 커질 수 있다. 피자헛, 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중국 Yum China는 우한에서 질병이 났을 때 대부분의 점포를 닫아야 했다. 그러나 우한의 의료진들을 위한 점포를 내겠다는 계획을 만들고 직원들에게 자원하겠는가를 물었을 때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2 시간 동안 900명이나 자원을 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많은 회사의 직원들이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북돋우는 동영상 등을 SNS에 올려 공동체를 위한 마음을 표현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이후 종업원들과의 소통에 있어 보다 자사 기업 활동의 사회에 대현 긍정적 기여를 부각하려 한다고 한다.
많은 경영진들이 직원들이 높은 수준의 불안과 의욕 부진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30년에 걸친 고도 성장기 후에 이들 밀레니엄 세대들은 성장과 발전의 기회가 밝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우리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직원들의 정신적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하바드와 대화한 경영진들은 전염병에 대처하는 공유된 경험이 조직 내에서 더 높은 수준의 관용, 인내, 그리고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거의 보편적인 생각을 표현했다. 예를 들어, 집에서 무심코 평상복을 입고 가족이나 애완동물과 함께 화상 통화를 하는 동료들을 보는 것은 소통을 더 개인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연구에 참여한 대부분의 단체들은 위기를 함께 헤쳐나간 팀들 간의 더 큰 응집력과 동지애를 기대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바드 연구팀은 이 11가지의 교훈 외에 두 가지를 알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첫 번째는 이 연구의 시장 선도 기업들(폭풍에 견딜 수 있는 강력한 비축물량을 가지고 있던)은, 저임금의 경쟁자들보다 장기적 우위를 확대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단기적으로 적극적으로 투자했다는 것으로 이들 기업의 리더들은 어려운 시기에 자원 보존이 아니라 시장에서의 경쟁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보유 자금을 투자함으로써 대응했다.
두 번째는 이들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디지털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확장하고, 새로운 기술, 관행, 행동들이 조직의 근육 기억력에 통합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또한 직원들이 위기 이전의 습관으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상당한 규율이 요구될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고 한다.
결국 이번 팬데믹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공격적이고 선행적으로 움직인 기업들이 살아남고 있거나 심지어 약진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우 이번 팬데믹에서 방역을 잘 해내고 있어 매우 기쁘다. 하지만 이로 인해 역으로 혹시라도 이번 팬데믹으로 인한 본질적인 변화를 놓치고 팬데믹을 정면으로 극복한 기업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글로벌 시장에 나타날 때 과연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을까 하는 노파심도 든다. 우리의 방역 태세가 완벽에 가까운 것은 기쁜 일이지만 너무 여기에 안주하여 미래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