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1월 18일 국가통계국은 매년 연례적으로 발표하는 주요 통계에서 이례적으로 인구 통계를 발표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것은 즉각적으로 인구 문제를 주의하던 전문가들의 주의를 끌었다. 필자 또한 인구 통계 동향에 주의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일부 반 중국 정부 미디어들 중에 2020년 중국 인구가 이미 감소했다는 말들이 돌기 시작했었기 때문이다. 그런 배경에서 2021년 초 국가 통계 발표에서 인구 통계가 나오지 않은 것은 충분히 주의를 끌만 했다. 물론 국가통계국이 인구 통계를 비밀로 한 것은 아니다. 작년도 실시한 인구센서스의 최종 결과가 나오는 4월 경에 종합하여 발표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것을 이유로 삼기에는 명분이 부족했다.
国家统计局局长就2020年全年国民经济运行情况答记者问 (stats.gov.cn)
무언가 이상한 징후는 여기저기에 있다. 작년 중국의 싱크 탱크의 보고서 중에는 "14차 5개년 계획에 있어 노동 인구는 충분하다"라는 말을 한 것도 있었는데 이 또한 굳이 "노동 인구가 충분하다"라는 말을 하는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또 금년 1월 20일 전인대 상무 위원회에서 "육아 정책에 있어 포용성을 늘려야 한다"라는 말도 나왔다. 2월 3일에는 인민대학의 리팅(李婷) 교수가 출산 정책의 포용성을 강화하고 개인의 생식 의지를 존중해야 한다는 글을 게재하였다.
人大教授:增强生育政策包容性 尊重个体生育意愿|家庭_新浪财经_新浪网 (sina.com.cn)
실제 중국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지는 직접적으로 알 수 없다. 다만 각 지방 별로 출생 인구 통계가 발표된 곳이 있다. 사망 인구수 통계가 함께 발표되어야 정확히 얼마나 인구 증감이 있는지를 알 수 있겠지만 사망자 수가 갑자기 늘거나 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출생 인구수 증감 폭이 크다면 판단을 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 각 지방 중에는 이미 인구 통계가 발표된 곳들을 찾아보았다. 원저우(温州) 시의 경우 출생 인구수가 엄청나게 줄어들어 2012년 대비 98%가 줄었다. 허페이(合肥) 시의 경우 2019년 대비 출생 인구수는 23% 감소하였다. 2020년 전반적으로 출생 인구가 1100만 명이 감소했다는 보도가 있다. (2020年中国出生人口预计跌至1100万,2025年前预计跌至700万(贴上了证据,2.1更新) - 知乎 (zhihu.com)) 인추안(银川) 시는 11.9% 감소하였다. 타이저우(台州) 시의 경우 32.6% 감소하였다. 닝보(宁波) 시는 2020년 상반기 데이터만 공개되었는데 동비 대비 19.24% 감소하였다. 웨이팡(潍坊) 시는 25.8%가 감소하였다. 구이양(贵阳) 시 같은 경우 1월부터 9월까지의 데이터인데 역시 출생 인구가 31.6% 감소하였다. 허난(河南) 성 전체로는 출생 인구가 17%가 감소했다고 하며 산둥성은 30% 감소라고 한다.
중국의 장기간 지속된 1자녀 정책으로 언젠가는 인구 절벽이 올 것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이 예상하던 일이다. 다만 이렇게 급격하게 찾아올 것을 대비하지 못한 이유는 바로 출산 통제를 하는 관공서의 부서 이기주의, 공무원들의 안일, 그리고 일부 어용학자들의 잘못된 이론 때문으로 보인다. 아무튼 중국은 2015년에 출산율 1.047를 맞이하였다. 유엔 인구기금(UNPFA) ‘2020년 세계 인구현황 보고서(State of World Population)’에서 UNPFA가 집계한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1명으로 조사 대상 198개국 중 198위였다. 중국의 2015년도 출산율은 이미 이보다도 낮았던 것이다.
결국 놀란 중국 정부는 2016년 1월 1일부터 2명까지 낳을 수 있도록 산아 제한을 변경하였다. 그러나 오랜 기간 한 아이를 낳는 생활이 고착화되고 출산을 기피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중국의 출산율은 지속 감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당년에만 그동안 아이를 원했지만 못 낳은 사람들이 출산을 하면서 출생 인구가 1786만 명으로 늘었지만 다음 해인 2017년에는 다시 출생 인구가 1725만 명으로 감소, 2018년에는 출생 인구가 1523만 명으로 계속 감소, 2019년에는 1465만 명, 그리고 2020년에는 정부가 발표를 못할 정도가 된 것이다.
65세 이상의 노령 인구는 2019년 중국 전체 인구의 12.6%였다. 2018년 대비 0.7% 증가한 것이다. 2001~2010년 사이의 노령 인구 증가율은 평균 0.2% 증가하는 정도였다. 2011~2019는 0.4%가 되었다. 현상은 명백하다. 노령화가 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인구 구조로 볼 때 당연한 일이다. 이는 곧바로 양로 보험의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6년 기준 중국의 양로 보험 구조는 전국 평균 2.75:1이었다. 양로 보험의 재원이 튼튼하고 축적되어 있다면 좋겠지만 급속한 경제 발전과 물가 상승을 겪어 온 중국은 그렇지 않다. 현재 취업 인구가 부담하는 양로 보험으로 현재의 노년층을 부양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국적으로 취업자 2.75명이 노인 한 사람을 부양하고 있는 것이다. 생존에 충분할 만큼의 부양도 못되지만 말이다. 그런데 경제 여건에 따라 지방 차이가 크다. 가장 우량한 광둥성은 9:1이다. 취업자 9명이 노인 한 사람을 부양하고 있다. 하지만 헤이룽장 같은 경우 1.3:1이다. 취업자 1.3인이 노인 한 사람을 부양하고 있는 것이다. 동북 3성은 경제 여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인구가 줄고 있다. 일할 수 있는 젊은이들은 모두 동북을 떠나고 있다. 따라서 양로 재정은 파탄이 나고 있다. 2016년 헤이룽장성은 320억 위안의 양로 보험 적자를 보았다. 헤이룽장 외에 랴오닝, 지린 등 동북 3성은 물론이고 네이멍구, 칭하이, 후베이 등에서도 양로 보험 적자가 나타났다. 2020년 22개 성이 양로 보험이 바닥났다.
그런데 노령화는 노인들의 수명이 늘어나거나 하는 긍정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중국 국가 통계국의 출생률 및 사망률을 보면 출생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사망률은 2016년의 7.09% 증가 당시 최저 수준을 보인 후 다시 늘고 있다. 즉, 중국의 노령화는 노인들의 수명이 늘어나서 일 수도 있지만 통계를 보면 젊은이들이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2010년 실시한 인구센서스에서 80년대 출생자가 2.28억 명, 90년대 출생자가 1.74억 명, 2000년대 출생자가 1.47억 명이었다. 노인 인구의 증가 속도보다 빠르게 젊은이들의 인구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진도가 나가면 이제 중국은 "국가가 사회 보장을 해주지 못하는 사회주의 국가"가 될지도 모른다.
중국 정부 통계를 보면 2015년부터 비록 증가 폭은 줄고 있지만 인구는 늘어 왔다. 그리고 2020년 초 중국 정부는 중국 인구가 14억 명을 넘었다고 발표했었다. 이제 2021년 초에 인구 발표를 못하는 이유, 필자는 그 원인을 중국의 인구가 드디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2020년에는 코로나 19가 있었다. 일부에서는 2020년 초에 중국 통신사들의 가입자 수가 2020년에 천만명 이상이 감소했다며 중국 전역에서 사망자가 대량으로 나왔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당시 필자는 그 내용을 다룬 적이 있다. (1천3백만 대 25만 (brunch.co.kr)) 2020년 10월까지의 중국 이동 통신 가입자 수 변화의 공식 데이터가 중국 정부에서 나와있다. 공식 데이터 상으로 오히려 더 큰 숫자가 나와있다. 2019년 12월 말의 13.2억 가입자가 2020년 2월에는 12.6억 명으로 8천만 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리고는 3월에 12.9억, 4월에 13.1억 수준을 회복 가을부터 조금씩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이 데이터 또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2020년 인구 증가분은 1400만 이하일 것으로 생각되는데 4천만 명 규모로 가입자 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10년마다 한번 인구센서스를 실시한다. 지난 번은 2010년이었고 이제 2020년 센서스 결과는 4월에 발표될 것이라고 한다. 그 데이터를 보면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의문이 상당 부분 풀릴 것이다. 그때까지는 필자의 의문은 사라질 것 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