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철 Jul 11. 2021

중국, 부동산 버블이 오나?

6월 말 중국의 1선 도시의 신축 주택의 경우 거래량이 전월 대비 20% 정도 상승하면서 명백하게 매매 활성화 경향을 보여 주고 있다. 2선 도시의 경우 30% 이상 대폭 증가하였다. 그러나 아래 표에서 보듯이 기축 주택의 거래량은 12%~28% 정도 하락하였다. 신축과 기축 사이에 명확하게 명암이 갈리는 것이다.

홍콩의 이코노미스트 쑨샤오지(孫驍驥)는 특히 선전의 경우 2020년과 2021년의 거래량을 대비하며 금년의 경향이 확실하게 변한 것을 보여 준다. 선전의 경우 기축 주택 매매량은 작년 대비 77% 하락하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Bxg3prlLDuY&list=WL&index=24)

항저우 또한 6월 말 기준으로 기축 주택은 8026채가 거래되어 전월 대비 11% 하강, 동기 대비 23%가 하강하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Fecs18Dhcbs&list=WL&index=32) 항저우의 은행들은 부동산 담보 대출 이자율도 올리고 있다. 신축의 경우 5.9%, 기축의 경우 6.0%이다. 


최근 선전의 경우 매물 25개 중 하나 정도가 매매 성사될 정도라고 한다.(https://www.youtube.com/watch?v=T8b5IQJ8pc8&t=399s) 물론 가격이 온전할 리 없다. 결국 중국의 부동산에 가격 하락이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복수의 전문가들이 이미 트럼프 행정부가 미중 무역 전쟁을 일으킬 때부터 지적해 오던 위험이다. 최근 가장 부동산 열기가 뜨거웠던 선전이 급속히 냉각되면서 단기 투자를 했던 사람들이 곤경에 빠졌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어떤 이는 최근에 선전의 아파트를 샀다가 6백만 위안 이상 손해를 보았다는 이가 있다. 선전뿐만이 아니다. 광저우에서는 신축 아파트인데 1백50만 위안 이상 가격이 하락한 곳도 나왔다고 한다. 광저우 중심부의 아파트들의 가격이 6% 정도 하락했다는 말도 있다. 판매가 안되다 보니 경매 사이트에 집을 내놓은 사람들이 늘었고 50% 가격에 나오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https://www.youtube.com/watch?v=Vc5ogqYnPxw&list=WL&index=22 )


선전, 광저우 같은 곳이 이 모양이니 3, 4선 도시는 말할 것도 없다. 지방에서는 가격 하락으로 50% 가격 하락이 있는가 하면 작지만 명색이 아파트인데 한 채에 6만 위안, 2만 위안, 심지어 수 천 위안(https://www.youtube.com/watch?v=aTbF6Fw4nrc&t=253s)에도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런 경우는 특수한 상황들이다. 예를 들어 2만 위안짜리 집은 동북 지방의 한 작은 4급 도시인데 실제 사람이 살라고 지은 집이 아니다. 농촌에는 소학교 정도는 있지만 중학교, 고등학교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한 자녀 정책하의 중국 가정에서는 어떻게든 아이를 좋은 학교에 보내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좋은 학교가 있는 도시는 시민이어야 학교를 보낼 수 있다. 농민은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호구를 도시민으로 바꾸어야 하고 그 첫째 조건이 해당 도시에 집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아주 최소한의 여건만을 제공하는 값싼 아파트가 등장하는 것이다. 저가고 집을 구매해서 호구를 얻는 것이고 아이는 부모가 원래 집에서 통학을 시키는 그런 방식이다.


각설하고 왜 기축 주택에 대해서 융자가 나오지 않는가? 여기에 대해서는 중국 내에서도 두 가지 시각이 있다. 필자는 이 두 시각이 서로 모순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첫 번째 시각은 기축에 대한 융자를 억제하여 신축에 대한 활성화를 의도한 것으로 본다. 현재 중국에는 수 천만 채의 팔리지 않고 있는 주택이 있고 이로 인해서 부동산 업계와 금융 산업에 큰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에 기축 융자를 억제하는 방법으로 신축 판매 활성화를 도모한 것이다 라는 해석이다.


두 번째 시각은 신축, 기축을 막론하고 부동산 버블을 막으려는 종합적인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고 보는 견해이다. 하지만 신축 시장이 비활성화되면 전체 부동산 업계가 어려워지고, 금융 산업에의 부담이 가중되는 데다가 결정적으로 지방 정부가 신축 시장에게 제공하던 토지 수입이 없어진다. 지금 위험한 수준에 다다른 중국 지방 정부들의 채무 상태가 이로 인해 주저앉을 위험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신축 시장 쪽은 대출을 허용한다는 시각이다.


그 어느 쪽 견해를 취하든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위험해지고 있고 금융 산업에 피해가 가며, 전반적인 경제 부담과 정부 재정의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 그래서 그간 수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해 왔고, 그동안 온다 온다 하면서 오지 않았던 중국의 부동산 버블이 터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점점 부게를 더하고 있다.


그리고 이 리만 브라더식 상황에 대처하는 자본들의 대응은 각기 다르다. 미국의 블랙스톤의 경우 판스이(潘石屹) 부부로부터 SOHO를 인수했는데 중국 지도부와 척을 지고 신속하게 자산을 매각하려는 판스이 부부의 상황을 충분히 이용하여 저가로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1차 합의를 이루고 최소한 후 다시 매입을 했는데 정황 상 판스이 부부가 충분히 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가 하면 싱가포르의 부동산 기업 카이더 그룹(CapitaLand)은 중국의 부동산의 상당 지분을 대규모로 핑안 그룹에 매각했다. 330억 위안에 달하는 규모다. (https://www.youtube.com/watch?v=iMiN-NjhDT0&list=WL&index=38) 이렇게 글로벌 자본들은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이 위기를 이용하여 자산을 불리는데 열중하고 있다.


이들이 매매한 부동산들은 주택이 아닌 업무용인데 이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뿐만 아니라 업무용 부동산도 마찬가지로 낙관할 수 없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2020년 4분기에 중국 각 도시의 업무용 부동산의 공실율이 이미 상당 수준으로 올라가 있었다. 베이징이 17%, 광저우 8.1%, 특히 난닝의 경우 48.9%라는 무시무시한 숫자이다. 코로나 상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이상 공실율이 줄어들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2020년 4분기 중국 주요 도시 공실율


게다가 주택과 달리 업무용 부동산은 가격 상승이 크지 않았다. 그러니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오피스 빌딩이나 상업용 부동산을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고 계다가 코로나 시대가 도래한 지금은 더욱 그러하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2016년도 가격과 2021년도 가격을 비교해 보면 주택 가격은 폭등한 데 비해 오피스 빌딩은 거의 상승 폭이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니 중국과 같은 환경에서 더 업무용 부동산을 들고 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부동산 개발 업자들은 주택 시장이 어렵다고 해서 업무용 부동산 개발 쪽으로 전환할 수도 없다. 꼼짝없이 망해가는 부동산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고 가격을 낮추는 일은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가장 먼저 전국적인 가격 할인을 단행했던 중국 최대의 부동산 기업 중 하나인 헝다(恒大,EVERGRANDE)의 경우 류허 부총리가 나서 1차 위기를 모면해 주었지만 달러 외채만 3천억 달러 이상이라는 규모(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1-07-07/evergrande-s-32-billion-pile-of-ious-adds-to-liquidity-concerns)가 제대로 해결될지 의문이다. 헝다의 창업주인 쉬자인(許家印)은 지난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백주년 기념식에 모습을 나타내어 역시 중국 공산당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데 성공했지만 이제 당국이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바로 알리바바의 마윈이 요구받았던 바로 그 당국의 면담 요청이다. 헝다의 도산보다도 그에 따른 대규모 채무, 특히 외채와 연계되어 있는 은행들에게 미칠 영향이 중요한 인수이다.

중국 공산당 백주년 행사 참석한 헝다 창업주 쉬자인(許家印)

이렇게 심상치 않은 부동산에 대해서 중국 당국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어떤 정책을 어떻게 시행할 생각인 것일까? 여러분들께서는 의외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필자의 생각으로 이 모든 부동산 버블 현상의 촉발점은 다름 아닌 중국의 인구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 공산당 집단 지도 체계의 한 특징으로서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는 서로 업무 분담을 잘 해왔다. 그리고 경제는 총리의 영역이다. 그러나 경제보다 더 큰 이슈가 등장하면 경제는 해당 이슈에게 우선권을 내줄 수밖에 없다. 그간 미중 갈등이 바로 그 이슈였는데 필자의 생각으로는 새로 등장한 국가적 이슈, 시진핑 주석이 해결해야 하는 이슈가 있다. 그것이 바로 인구 문제라고 필자는 보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에게 인구 문제는 백주년에서 선언한 샤오캉 사회 건설의 완성에도 이어지지만 국가의 규모, 경제 시장의 규모, 인적 자원, 국방 등 국가 전반적인 문제이다. 그리고 현재 중국 지도부는 이러한 인구 문제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출생화 양육의 부담으로 해석하고 있어 보인다. 그리고 그 부담은 구체적으로 주택과 교육 두 가지가 핵심이다. 즉 인구 문제-교육 문제 - 주택 문제- 재정 문제-채권 문제-외환 문제-신용 문제-경제 침체-실업 문제-인구 문제로 이어지는 "내순환 위주의 쌍순환의 총체적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중국 당국이 주택 분야에서 선택한 핵심 정책이 보장성 임대 주택 정책으로 보인다. 소득이 낮은 사람들도 안심하고 저가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관련 새로운 정책이 나오고 있다. 필자는 이미 한번 소개한 바 있다.

https://brunch.co.kr/@chulrhee/655

이 보장성 임대 주택은 아직 본격 가동되지 않았고 이런저런 시동을 걸고 있는 상태이다. 최근 리커창 총리가 이틀 연이어 보장성 임대 주택에 대한 정책을 발표했다. 우선 보장성 임대 주택에 대한 장기 자금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었다.(http://www.xinhuanet.com/fortune/2021-07/08/c_1127632854.htm) 이어서 보장성 임대 주택에 대한 은행의 적극적 융자를 촉구한 것은 이제 정책 집행이 가속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https://www.caixinglobal.com/2021-07-08/china-likely-to-reduce-banks-reserve-requirement-again-101737846.html)


기존 주택에 대해서도 인구 문제를 감안한 정책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식 특징으로 "학교 단지 주택(学区房)"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아마도 단위(单位) 시절의 유산으로 생각이 되는데 바로 학교가 있는 단지 내의 주택을 보유하고 생활하는 사람들은 해당 학교에 당연 입학이 되는 제도이다. 그런데 중국은 아이가 어느 학교를 다니느냐에 따라 대학 입학률, 명문대 입학률에 큰 차이가 난다. 다시 말해 명문 학교를 다니는 것이 명문 대학을 가는, 최소한 대학을 가는 길이다. 그래서 명문 고등학교가 있는, 명문 중학교가 있는, 명문 초등학교가 있는 단지는 집값이 엄청 비싸다. 이를   "학교 단지 주택(学区房)"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베이징 시를 시작으로 이런  "학교 단지 주택(学区房)"제도를 시험적으로 폐지하기 시작했다. 즉, 학교 단지 주택에 산다는 이유로 당연히 입학을 허가하던 제도를 없애는 것이다. 이는 교육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정책 목적이 있는 것이지만 당하는 사람 쪽에서는 하룻밤 사이에 집값이 폭락한 것이 된다. 아이를 위해 소위 "영끌"을 해서 집을 산 사람의 경우는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벼락을 맞은 꼴이다.

중국 정부는 인구 감소의 두 축 중 하나인 교육 부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런 학교 단지 주택을 없애는 것이며 이는 단지 학교 단지 정책 정도가 아니다. 먼저 방과 후 돌봄 무료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부모들이 퇴근하기 전까지 아이들을 돌보기가 어려우니 지방 정부에서 학교 및 기타 보육 기관들과 협력하여 아이들을 돌보아 주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또 하나의 정책 목적이 있는데 이렇게 아이들을 맡아 주면서 과외를 못 보내게 하는 것이다. 바로 사교육 부담을 억제하기 위하여 아예 과외나 학원을 봇 다니게 하려는 것이다.(https://www.sohu.com/a/241203301_99959951) 물론 이런 사태를 맞이한 학원들은 이제 생사존망의 길로 들어선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학원 및 과외 기관들에 대한 제재를 하는 정책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런 정책은 방과 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여기에 다시 발표된 정책이 교사들이 여름 방학, 겨울 방학 때 쉬던 것을 학교에 나와서 학생들을 돌보게 한 것이다. 방학 때 부모들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유치원, 학원 등에 아이를 맡기게 된다. 이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교사들로 하여금 아이들을 돌보게 한 것이다. 당연히 교사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https://new.qq.com/omn/20210709/20210709A08JQ300.html


모수가 크지 않아 경제에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지만 중국 당국은 LGBT 계열의 SNS 계정들을 막았는데 이 정책의 출발점도 출생률과 관계있다. 즉, 이 LGBT 쪽 사람들은 아이를 낳지 않으니 LGBT의 경향이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런 정책이 얼마나 효과를 보일 수 있는가는 의문이 아닐 수 없지만 아무튼 공무원들이 일하는 방식은 어느 나라나 비슷한 것 같다.


아무튼 중국 당국의 우선순위가 '인구 문제'에 있다고 보는 필자의 시각에서는 중국 부동산 가격은 이후 완만한 상승은 기대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제까지와 같은 급격한 상승은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의 중국 부동산의 방향은 오히려 외국 자본의 유출량 등 외화 자금의 동향에 더 좌우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중국 내부에서 큰 자금들이 어떻게 돌아다닐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중국 공산당 백주년 행사 해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