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술 이야기
그것은 이미 초록색 병에 든
영국산 위스키가 아니라
실체를 잃어버린
마치 꿈의 꼬리 같은 모양의
커티삭이라는 원래
말의 울림에 지나지 않는다.
그저 그런 말의 울림 속에 얼음을 넣어 마시면
맛있다고요.
그러더니 남자는 문득 생각난 듯 커티삭이 있느냐고 물었다. 있다고 바텐더는 말했다. 나쁘지 않아, 아오마메는 생각했다. 그가 선택한 게 시바스 리갈이나 까다로운 싱글 몰트가 아닌 점은 마음에 들었다. 바에서 필요 이상으로 술의 종류에 집착하는 인간은 대개의 경우 성적으로 덤덤하다는 게 아오마메의 개인적인 견해였다 [1Q84]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이처럼 고생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나는 잠자코 술잔을 내밀고 당신은 그걸 받아서 조용히 목 안으로 흘려 넣기만 하면 된다. 너무도 심플하고, 너무도 친밀하고, 너무도 정확하다. [위스키 성지여행]
단 향이고 뭐고 숨참고 꺾어먹는 희석식 소주에 입맛이 길들여진 사람의 경우는 오히려 자극적인 향이 적고 적은 양으로 취한다는 게 무지막지한 강점이라 위스키를 잘 모르거나 취기를 위해 샷으로 먹고자 하는 주당들에게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도수에 비해 알코올향은 신기할 정도로 없다시피 하여 스트레이트로 마시기에 좋으며 술자리에서 부어라 마셔라 용도로 제격인 위스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