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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W Dec 08. 2018

'꾸준한 스몰 사이즈 연구'에 관하여 D

미세먼지를 잡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겠습니다.

 요 며칠(2017년 3월 말경) 사이 미세먼지가 유독 심하다. 드디어 참다 참다못한 사람들 사이 이런 이야기까지 터져 나왔다.


‘미세먼지를 잡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겠습니다’


나름 대선주자급 유력 정치인들을 만나 보면, 정치철학, 거대 담론에 매몰되어 세상 물정에 어두운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하물며 본인들도 어두운데, 측근들도 그러하고 소속 정당 당직자들도 엇비슷하다.


이들에게는 액티브 엑스도 그랬고, 미세먼지도 그러했다. 파란을 일으키는 좋은 선동용 소재에 불과했다.


이들의 사고는 대개 엇비슷하다. “자기네들은 정치인이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잡는 일은 공공 분야에서 중앙행정부처와 지방 공무원들이 잘해줘야 한다. 이 공무원들이 잘하도록 우리 정치인들이 잘 지휘하겠다”라고 말이다. 여기서 한 술 더 떠 이런 이야기까지 한다  “우리는 지원만 잘 하면 된다. 일은 전문가들이 하면 된다”


- All is Well -


얼간이들 봉창 두드리는 소리가 아닐 수 없다. 자고로 잘 모르는 사람이 자리에 앉았다 해서 일을 잘하진 못한다. 그래서 하고픈 말이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가 아니라 ‘자리가 사람(의 그릇)을 보여준다’이다.


미세먼지에 관한한, 박근혜 정부 인식 수준은 ‘디젤과 고등어’였다. 집권당 정치인들 수준이 이 정도이니 해결책이 나올 리 만무했고 담당 부처도 우왕좌왕이었다. 친목질의 장이 된 중앙행정부처 산하 위원회에는 관료들의 좋은 친구들이 여기저기의 전문가로 포장되어 보이스를 내고 일다. 여기에 더해 만성질병이었던 '이 또한 지나가리'가 수십 년간 꺽이지 않는 대세이다  


미세먼지는 이 시대의 ‘어려운 일’의 자화상이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래 요인과 내부 요인을 동시에 접근해야 한다. 물론, 사람들이 미세먼지가 심각하다 느낄 때는 대기정체가 심각할 때이긴 하지만, 유입, 발생 미세먼지 최소화란 근원 대책은 꼭 필요하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먼저 중국과 아주 어려운 싸움이 전개되어야 한다. 싸드 이상의 어려운 외교 문제이고, 외래 요인에 관해 치밀하게 싸워야 한다. 그리고 이 외래 요인을 주장하기 위해 미세먼지 기초 연구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런 게 진짜 정부가 해야 할 기초 연구인데, 이런 걸 근거로 하여 중국과 테이블에 앉아 협의해야 한다. 그리고, 4차 산업 혁명 같은 의성어, 의태어 수준 추임새로 일하는 척할게 아니라 국내 미세먼지 근원에 관해서도 잘못된 연구를 업데이트하고 제대로 다시 연구하여 개선대책의 ‘액션 플랜’을 내놓아야 한다.


당장 와 닿는 미세먼지 대책을 내놓는 대선 주자는 없고, 망상 수준의 쑈맨십으로 ‘4차 산업 혁명’으로 쑈를 하겠다는 대선주자만 넘쳐난다. Fake News가 넘쳐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공공 분야에 넘쳐나는 Fake Work을 하는 ‘세금 루팡’이 문제다. 지금 자기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이들 모두가 이러하다. 미세먼지 대책 같은 ‘진짜 일’을 할 생각은 없고 4차 산업 혁명 같은 ‘가짜 일’을 자기 임기 동안 하겠다고 한다.

진짜 일을 하는 대통령과 집권당을 선택하는 유권자의 지혜가 절실하다.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공기질 데이터의 예, 12.08, 2018 /출처: 에어코리아
04.0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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